지난 26일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인 탈레반에 의해 인질로 잡혀 있는 임현주씨가 미국 CBS 방송과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한 이후, 피랍자들과 통화 내용이 일부 내·외신을 통해 속속 공개되면서 현지 통신 상황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30일 주요 외신과 아프간 소식통 등에 따르면 CBS를 비롯해 NHK·로이터통신 등 주요 언론은 탈레반 연락책들이 소지하고 있는 위성전화와 휴대폰 등으로 전화 인터뷰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옛 소련과의 전쟁을 비롯해 오랜 내전으로 아프간의 유선통신 인프라는 열악하다. 2004년 현재 아프간의 전화가입 회선은 총 8만5000회선. 인구 1000명당 3.4회선 정도다.
그나마 무선전화가 50만대가량 보급돼 있어 유선보다는 상황이 낫다. 이 가운데 일부 휴대폰이 탈레반 측으로 흘러 들어가 이번 인질과의 전화 인터뷰 등에 이용됐을 것으로 정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아프간 이동통신 사업자로서 AWCC과 로샨 등이 있으나 사실상 국영 체제다. 특히 일부 주에서는 탈레반이 무선통신 기지국의 실질 운영권을 장악하고 있어 카르자이 정부도 탈레반의 묵인 또는 협조가 없이는 전국적인 무선통신망의 가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인터넷 접속 상황도 유선전화와 비슷하다. ‘네다’라는 업체가 아프간 인터넷 시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요금이 비싸다. 전화선만 이용 시는 설치비가 없으나, 무선인터넷을 함께 구비하면 설치비만 2750∼5000달러다. 인터넷 사용료는 속도에 따라 월 사용료가 300∼3525달러에 달한다. 카불 시내에 PC방(인터넷 카페)이 다수 있지만, 속도가 느리고 불안정하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도쿄국제회의 등을 통해 조달한 82억달러의 재건기금을 오는 2009년까지 추진되는 ‘정보통신 5개년 계획’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IT 5개년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