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가 침체된 영화콘텐츠 판권 시장을 회생시킬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콘텐츠의 부가시장인 비디오와 DVD 시장이 고사한 가운데, 국내외 판권보유업체·직배사들이 IPTV업체를 대상으로 극장개봉이 끝난 신규영화 콘텐츠 제공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특히 IPTV서비스를 둘러싼 논란이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가운데 영화콘텐츠산업에서 IPTV서비스를 통한 수익창출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6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히트작 ‘타짜’를 하나TV등에 공급, 분기당 수천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을 비롯, 주요 영화콘텐츠 유통배급사들이 올해 들어 주요 히트작으로 비슷한 규모의 콘텐츠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IPTV서비스는 하나로텔레콤의 하나로TV, KT의 메가TV에 이어 오는 9월 LG데이콤이 새로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CJ엔터테인먼트·MK픽처스·청어람·유니버설스튜디오·20세기폭스·소니픽처스 등 국내외 영화제작·배급사들이 이미 하나로텔레콤·KT 등과 다양한 영화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외 제작배급사들의 콘텐츠는 ‘왕의 남자’ ‘중천’ ‘괴물’ ‘마파도2’ ‘그놈목소리’ ‘1번가의 기적’ ‘극락도 살인사건’ ‘스파이더맨’ 등을 망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입자가 30만∼40만명에 도달하면 손익분기점을 넘어 콘텐츠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TV 가입자는 현재 54만명이다. KT 측도 “현재 가입자는 6만명 정도지만 연말 30만명 정도까지 확대한 다음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사들은 과거 영화는 일정 금액을 받고 IPTV 판권을 판매하고, 신규 작품은 클릭 횟수에 따라 수익을 가져가게 된다. 하나TV나 메가TV 가입자들은 과거 영화는 무료로 보고, 새 작품은 편당 1400∼2000원의 추가 요금을 내고 영화를 관람한다. 하나로텔레콤 측은 “하나TV 콘텐츠 매출이 점점 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콘텐츠 업체들이 가져가는 수익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용배 청어람 대표는 “IPTV 등 새로운 윈도의 등장은 부가판권 파이를 늘리는 데 긍정적”이라며 “다만 영화 산업 전체에서 보면 특정 윈도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하나의 영화가 마지막 윈도까지 생명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공공서비스도 IPTV속으로
각종 세금납부와 민원처리 등 공공서비스가 IPTV로 이루어진다.
정부는 26일 IPTV 활성화를 촉진한다는 방침 아래 내년부터 세금납부·민원·u헬스 등 공공서비스를 IPTV로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부는 우선 30억원의 사업비를 내년도 예산으로 책정했다.
양준철 정통부 미래정보전략본부장은 “IPTV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부문이 앞서 나가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모든 공공서비스가 IPTV를 통해 구현돼 국민 편익이 증진되고 관련산업도 도약의 전기를 맡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시범사업은 우선 기술 표준을 정하고 인프라를 구축한 다음, 각 부처에서 콘텐츠를 받아 채널에 올린다는 개념이다. 정통부는 정부통합전산센터에 IPTV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모든 부처의 콘텐츠를 수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IPTV공공서비스 시범사업은 디지털홈 등 광대역융합망(BcN)사업처럼 희망 가구를 모집해 서비스채널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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