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프로게임단 팬택EX 인수를 위한 공개 입찰을 요구하면서 하나금융그룹으로 기운 듯 보였던 팬택EX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김신배)가 24일 임시 이사회의를 소집, 팬택EX의 인수를 희망한 하나금융그룹과 게임개발 업체 위메이드 중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을 선정했지만 구단주인 팬택이 공개입찰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 3시께 끝난 긴급 이사회 직후 팬택 측은 “인수 의사를 밝힌 하나금융그룹과 위메이드에 대해 공개 입찰을 요구하겠다”고 밝혀 하나금융으로 기울었던 팬택EX 인수전의 균형추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최성근 팬택EX 경기단 사무국장은 “팬택EX 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며 “여러 문제들을 고려할 때 입찰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돼 25일 오전 중 두 회사에 공문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국장은 “지난 3월 이후 협회가 팬택EX의 운영을 지원하긴 했지만 팀의 거취에 관한 최종 결정권은 팬택에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그룹과 위메이드는 일단 팬택의 요구에 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의 눈
하나금융그룹과 위메이드가 팬택EX 인수 의사를 밝힌 데 따라 팬택EX는 일단 해체 위기에서 극적으로 회생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매각주체와의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회의 신뢰성 실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팬택EX 논의는 일단 게임단 운영에 소극적이던 게임 업계는 물론 금융권에서도 e스포츠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긍정적 면을 읽을 수 있다.
이는 e스포츠가 명실공히 국내 주요 산업군의 기업들이 참여하는 스포츠로 자리잡을 기회를 얻게 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게임과 e스포츠가 미래 잠재고객을 붙잡기 위한 최선의 수단이란 인식이 널리 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e스포츠 게임단의 연간 운영 비용은 연 20억원 정도로 프로야구단의 7분의 1 정도지만 젊은층 사이의 파급력은 뒤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팀 해체 위기까지 몰렸던 팬택EX 선수들도 새 소속 기업에서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하나금융그룹과 위메이드가 게임단 인수를 위해 팬택과 협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는 점은 매각의 새로운 국면속에서도 다행스럽다.
그러나 이번 매각 협상 과정에서 협회 및 회원사, 인수 희망사 사이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절차상의 난맥을 드러낸 것은 아쉬운 점이다. 협회가 팬택EX 인수를 희망한 위메이드 및 하나금융그룹과 각각 접촉하는 과정에서 위메이드는 자신들이 배제된다는 불만을 공공연히 드러냈을 정도였다.
게다가 팬택EX 매각의 주도권을 놓고 협회와 팬택이 논란을 빚으면서 결국 팬택이 두 인수 희망사에 대해 공개 입찰을 요구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매각 과정에서 협회와 이사사 사이에 정보공유도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이다. e스포츠의 일각을 이루는 게임단의 구조를 위해 나선 것까지는 좋았지만 매끄럽지 못한 처리절차로 인해 모양새를 구겼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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