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홈 혁명, 거실을 잡아라]3부 주도권 경쟁⑩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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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대표 김징완 www.shi.samsung.co.kr)은 조선해양과 건설, 디지털사업 크게 세 가지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조선해양사업은 LNG(액화천연가스),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 드릴십(심해시추선) 등의 첨단 고부가가치 선박들을 세계 최고 기술력으로 건조, 공급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조선업계의 선두로 자리매김했다. 디지털사업은 이런 첨단 고부가가치 선박이 정해진 항로로 안전하게 운항하게 하는 레이더를 포함해 항해 시스템과 선박의 엔진, 발전기 등 주요 장비를 작동·감시·제어하는 운항제어 시스템을 공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선박 시스템과 홈네트워크 시스템의 개념이 다르지 않다는 데서 삼성중공업의 디지털홈 사업은 시작됐다. 선박 시스템을 개발, 공급하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첨단 아파트나 빌딩을 제어하는 시스템에 적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첫 단추를 끼운 것이 바로 인텔리전트 빌딩과 홈네트워크 사업이다.

 ‘집은 머물러 있는 배’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삼성중공업의 홈네트워크는 그동안의 기술력과 노하우에 최첨단 IT를 접목해 보다 안정된 시스템을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는 홈네트워크 사업에서 다져진 기술을 다시 크루즈선 등 조선 분야에 적용해 선박 시스템과 홈네트워크 시스템의 두 분야에서 모두 선도적인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삼성중공업은 홈네트워크 시스템이 어떤 상황에서도 기술적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선박·공장·빌딩 등 다양한 현장에서 체득한 시스템 구축과 관리 경험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홈네트워크 분야가 실 가구에 적용되기 시작한 지 채 5년이 되지 않아 대다수의 기업은 설치한 시스템에 대한 유지 및 보수에 대한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 반면에 삼성중공업은 30년 이상 바다의 극한 상황에서도 한 치의 오차 없이 모든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선박 시스템의 개발과 설치, 이후 벌어지는 수많은 장애와 문제 해결의 경험을 갖고 있다. 어떤 기업도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구성돼 있는 AS 네트워크는 어떠한 문제에도 신속하게 대응하고 확실하게 해결해줄 수 있는 저력이 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이탈리아에서 그리스까지 운항하는 여객선인 미노안에 전력선통신 방식으로 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대단지 아파트에 전력선통신 방식의 홈네트워크를 적용하기도 했다. 또 조명 스위치·가스밸브 제어기 등 하부 디바이스부터 월패드·게이트웨이와 같은 상위 디바이스까지 자체 개발해내는 기술력도 보유했다. 각각의 제품과 시스템 구축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함으로써 다양한 시장의 요구와 환경, 기술의 변화에 유기적·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갖췄다는 것도 큰 경쟁력이다.

 삼성중공업은 고객의 요구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근 다양한 솔루션을 내놓았다. 기존에 보유한 게이트웨이와 다양한 통신기술과 IPTV 서비스를 결합해 TV를 이용해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제어하는 서비스도 개발, 선보였다. 하나로텔레콤과의 협력으로 개발한 ‘하나TV’를 바탕으로 다양한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구동시키고 드라마·영화·스포츠·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최근의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환기시스템은 실내 공기의 모니터링과 산소 및 음이온 발생, 필터 교체 시기 자동 알림 등 손쉽고 편리하게 실내 공기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원카드 시스템을 개발해 아파트 단지 출입구에서부터 카드 한 장으로 문을 열고 정보를 확인하는 등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아파트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신속한 AS도 장점이다. 사용자가 인식하기 전에 먼저 서비스를 해주는 BS(Before Service)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환경을 구성해 건설사뿐만아니라 실 사용자도 불편함 없이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편리하게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의 위치에서 꼭 필요하고 더 편리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둔 결과다.

 삼성중공업은 향후 홈네트워크 사업을 u시티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유비쿼터스 시대의 도래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먼저 가정에서 많은 노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삼성그룹 내 11개 관계사로 구성돼 있는 ‘삼성 u시티 위원회’ 참여로 인프라 구축 기술 및 전략 수립, 장비 표준화, 서비스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멀티미디어·웰빙 기기 통합 제어 시스템 등 차세대 홈네트워크 솔루션을 개발해 u시티 사업에 활발히 참여할 계획이다.

u시티가 정착이 되면 홈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인텔리전트 빌딩시스템, 산업공정제어 등의 기술력을 적용한 공공, 업무 영역으로까지 그 역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홈네트워크 브랜드 `바하`

 삼성중공업은 프리미엄 홈네트워크 브랜드 ‘바하(www.samsungBaHa.com)’를 바탕으로 기업 고객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바하는 ‘삶의 가치와 행복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앞선 디지털라이프 구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여기에 ‘기존의 제어 서비스를 넘어 각종 생활 정보, 커뮤니티, 웰빙서비스 등의 제공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쉽게 홈네트워크를 누릴 수 있다’는 의미의 ‘홈 컨트롤 센터’라는 슬로건으로 브랜드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남다른 디자인과 광고를 통해 명품과 프리미엄 홈네트워크의 이미지를 형성한다는 게 삼성중공업의 전략이다.

 지난 3월 출시한 월패드와 주방TV폰은 최근의 아파트 인테리어의 트렌드를 잘 분석해 디자인에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웰빙, 감성이 조화를 이룬 고급 명품의 이미지를 제대로 형상화했다. 특히 제품보다 제품이 설치된 공간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컨셉트를 구현했고 고급 예술 조각품의 이미지와 제품 곳곳에 적용된 사용성을 고려한 디자인 요소들은 소비자로부터 아름다움과 편리함을 동시에 만족,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사용자의 시각을 고려한 편리한 기능을 보유하고, 각종 내부 인테리어에 잘 어울릴 수 있도록 기획된 프리미엄 디자인을 적용했다.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 상반기 굿디자인(GD) 마크를 획득하기도 했으며 ‘내남자의 여자’ ‘마녀유희’ ‘푸른물고기’ ‘사랑하기 좋은 날’ 등 SBS의 주요 드라마 프로그램의 협찬권을 따냈고, 현재는 ‘황금신부’ ‘강남엄마 따라잡기’등에서 이들 제품을 볼 수 있다. 주인공이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장면을 방영하면서 홈네트워크 솔루션의 편의성을 알리고 ‘바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인터뷰-삼성중공업 김병수 상무

 올해 국내 홈네트워크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진 삼성중공업. 자체 집계로 지난 상반기 신축 아파트 시장에서 1만8000여 가구를 수주해 점유율 19%로 단숨에 3위를 차지하며 새로운 맹주로 떠올랐다.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데는 역시 그만의 비결이 있었다.

 삼성중공업 홈네트워크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병수 디지털사업팀장(상무)은 “후발주자가 시장에 진입하려면 무엇보다 제품과 솔루션에서 고객의 신뢰를 얻어내는 것이 관건”이라며 “그동안 착실히 다져온 품질 수준과 서비스 경쟁력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은 내부적으로 가혹하리만치 까다로운 자체 품질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홈네트워크 제품의 승인 기준은 15개 항목이지만 김 상무는 24개 항목을 정해 엄격히 시행하고 있다. 일례로 실내 온도 45도, 습도 90% 환경에서 48시간 제품이 정상 작동하는지, 72도 환경에서 72시간동안 아무런 문제없이 작동하는지는 정부의 품질 승인기준에도 포함되지 않은 내부 기준이다.

 김 상무는 “홈네트워크 제품은 소비자가 오래동안 믿고 사용할 수 있는 품질을 갖춰야 한다”면서 “출시 초기부터 10년의 내구 연수를 목표로 제품을 개발해왔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사후서비스(AS)에 특히 역점을 두고 있는 이유도 고객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최근 AS 관리시스템을 전면 개편, 전국 아파트에 설치된 자사 제품들이 정상 가동되는지를 먼저 파악해 고객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원격 서비스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그는 “우리가 설치한 제품에 고장이 발생하면 그 사실을 미리 감지해 고객에게 통보하고 해결해줄 수 있는 AS 시스템”이라며 “홈네트워크 시장에서도 찾아가는 서비스를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삼성중공업이 홈네트워크 전문업체냐”고 되묻는 건설사가 없다며 시장에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는 김 상무는 향후 비전에 대해 “삼성중공업 신규 사업의 핵심 축으로 키워 가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국내 아파트 시장을 필두로 세계적인 홈네트워크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동시에 주력인 조선 분야에서 고급 크루즈선에 첨단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심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그는 “향후 유비쿼터스 세상으로 진화하는 환경에서 홈네트워크를 근간으로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가 탄생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하드웨어 제품군에서 나아가 IPTV 등 콘텐츠 비즈니스에도 욕심을 내볼 참”이라고 귀띔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