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에 빠진 LG텔레콤"...정일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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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바람에 빠진 LG텔레콤’

오는 26일 취임 1주년을 맞는 LG텔레콤 정일재호가 1년간 64만여명의 순증, 누적가입자 750만 돌파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경쟁사들의 3세대 공세에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뒤집는 성과다. ‘전략적 자유도’를 강조한 정일재식 차별화 전략과 번개미팅까지 불사하며 직원들 속으로 파고든 감동 경영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그렇다고 장및빛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800MHz 로밍 확보, 결합상품 경쟁력 강화, 비주류 3G 이동통신 방식 한계 극복 등 앞으로 해결할 과제가 산적했다. 가입자 800만 달성이 2주기를 맞은 LG텔레콤 정일재호의 순항을 점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LG텔레콤만 가능한 상품을 찾아라=‘항공 마일리지’는 정일재 사장의 대표적 작품이다. 후발사업자 만이 펼칠 수 있는 ‘전략적 자유도’를 활용해 LG텔레콤 다운 색깔을 내겠다는 포석이다. 고객에는 선발사업자가 상상할 수 없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LG텔레콤은 이를 통해 가입자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항공마일리지’는 8월초 100만 가입자 돌파를 눈앞에 둘 만큼 큰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7월 취임 당시 680만명의 가입자를 올해 7월 현재 750만명까지 끌어올린 1등 공신이다. LG텔레콤은 경쟁사의 3G 공세가 극심했던 올 상반기에 시장 점유율 17.6%를 훨씬 상회하는 20.7%의 순증 점유율을 기록하며 기염을 토했다.

◇신바람 나는 조직 만들기=정일재 사장은 지난 9일 LG텔레콤 경남사업부를 깜짝 방문했다. 경남사업부 100만 가입자를 돌파를 위한 자리였다고 하지만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즐기는 정일재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지난 14일에는 직원 400명과 함께 잠실야구장을 찾아 LG-기아 야구전을 관람했고 10일에는 마케팅실 직원들을 번개 모임의 손님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사실 LG텔레콤은 3위 사업자라는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수년간 강도높은 혁신을 외쳐야 했고 이로 인한 조직원들의 피로도가 극심했다.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신바람을 불어넣으려는 정 사장의 노력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빛을 발한 이유다.

◇가입자 800만 돌파가 새로운 시험대=기대 이상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일재호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비주류 3G인 리비전A를 통해 경쟁사의 WCDMA 틈새를 뚫어야 하는 과제는 LG텔레콤의 생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말 구색 취약, 글로벌로밍의 약점, 800MHz 로밍 획득, 정부의 경쟁 중심 규제 전환 등 악조건이 한 둘이 아니다. 유무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의 결합상품 공세에 맞서 어떻게 경쟁력을 유지하느냐도 관건이다. 누적 가입자 800만 돌파는 이런 점에서 정일재호의 순항 여부를 판가름할 시험대다. 가입자 기반을 지속 확대하느냐, 아니면 하향세로 돌아서느냐를 판가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텔레콤의 고위 관계자는 “상반기 올해 순증 목표 50만명의 대부분인 43만명의 순증을 기록한 여세를 몰아 연말에는 770∼780만 돌파도 기대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요금제, 전략단말 확대, 리비전A를 통한 3G 대응 등을 통해

LG텔레콤 만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