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곳곳에 자신감이 흘러 넘친다. CEO의 말에는 힘이 실려있고 직원의 표정에는 활기가 돈다. 2001년 부산대 창업보육업체로 출발해 현재 LG전자 휴대폰 사업에 없어서는 안될 최고 점유율의 협력사로 자리잡은 ‘이엠텍’이 휴대폰 스피커 제조메이커로는 유일하게 지난 5월 코스닥 입성에 성공, 현재 벤처 성공신화를 꿈꾸는 많은 산학협력 창업보육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엠텍(대표 정승규 www.em-tech.co.kr)의 핵심 경쟁력은 세계적인 고품질 마이크로 스피커 제조기술이다. 이 기술 하나로 지난 한 해 2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창업 이후 첫 매출이 나오기 시작한 2003년에 38억원을 올렸으니 불과 3년만에 약 600%의 매출 성장을 이룬 셈이다. 경남 김해의 본사소재 연구소와 부산대내 산학협력 연구소를 기반으로 이엠텍은 현재 중국 칭다오 등 2곳의 해외 생산기지에서 연 6000만개의 스피커를 양산하고 있다.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마이크로 스피커는 일회성 기술 개발이나 한 두개 모델의 성공으로 소위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품목이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는 다양한 최신 모바일 기기에 맞춰 수시로 향상된 성능의 제품을 내놓지 못하면 금새 도태되고 만다.
이엠텍의 고속 성장은 바로 부산대와 산학협력을 통한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자체 공정개선으로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았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중소기업청 지원 아래 부산대와 손잡고 개발한 ‘고성능 고품질 마이크로스피커’는 현재 이엠텍의 주력 모델로 자리잡았다. 이엠텍은 지난 5월 산자부와 교육부로부터 최우수 산학협력 모델로 선정됐다.
또 이엠텍은 최근 LG전자가 휴대폰 협력사에게 주는 혁신활동 최우수상을 2회 연속 수상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휴대폰 슬림화와 고음질폰 수요 확대에 따라 이엠텍의 기술과 원가경쟁력에 주목해 고속 성장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와함께 DMB샤인폰, 프라다폰, 초콜릿폰 등 최첨단 휴대폰에는 언제나 이엠텍의 스피커가 꽂힌다.
올해 매출 목표는 350억원. 이를 위해 이엠텍은 글로벌 시장을 향해 자사 스피커의 볼륨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미 교세라, UT스타콤, 플렉스트로닉스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발판을 다지고 있다. 자동화 공정 도입으로 생산성을 크게 높인 창원공장이 올해 말 완공돼 생산 규모가 확대되면 노키아, 모토로라 등 세계적인 휴대폰 메이커와 직접 거래도 가능하다.
모바일 기기의 빠른 변화와 발전, 그리고 관련 시장 확대는 이엠텍에게 새로운 도전 의지와 기회를 안겨주고 있다.
◆인터뷰-정승규 사장
“납품 단가 인하에 속앓이를 하기 보다는 하나의 게임으로 받아들여 기술 개발과 함께 우리가 풀어야할 숙제로 삼아 해결해가고 있습니다. 시장만큼 치열한 납품경쟁 상황에서 모든 휴대폰 부품의 납품 단가는 낮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인정하고 자체 공정 개선 등 자구 노력을 통해 헤쳐나가는 것이 경쟁력이라 생각합니다.”
정승규 사장(45)은 대기업 부품협력사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납품 단가 인하 문제에 대해 거침없는 자기 소신을 밝혔다. 시장 경쟁 원리에 따른 당연한 결과물이고 이에 맞춰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특히 단가 인하 문제를 ‘하나의 게임처럼 여긴다’는 말에서는 연 3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둬 혁신활동 최우수상을 받은 이엠텍의 원가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이어 “우리 회사가 산학협력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많이 얘기되는데 솔직히 주변에 형식적인 산학협력이 많이 보인다”며 “(이엠텍과 부산대의 산학협력은) 일회성이 아닌 3∼4년 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 제대로된 결과물을 내놓았고, 담당 교수도 기업에 선투자해 책임감을 갖고 협력 활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분명 다르다”고 말한 후 “대학이 산학협력에 보다 더 큰 책임을 느끼게 될 때 산학협력은 질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해=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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