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중소업체엔 `클로즈 마켓`

 옥션·G마켓 등 대형 인터넷 오픈마켓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오픈마켓에 경쟁관계인 홈쇼핑 사업자나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속속 입점하면서 중소 유통업체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옥션·G마켓은 대형 판매자 위주의 거대 쇼핑몰 시장으로, 후발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중소 영세 판매자 시장으로 각각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대형 판매자 시장=옥션·G마켓은 지난 상반기 거래규모가 3조원을 웃돌 정도로 급신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은 대형 판매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를 합쳐 한 달 판매액이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대형 판매자 비중은 많게는 전체 거래실적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심지어 경쟁관계인 온·오프라인 대형 유통점이 자존심을 접고 오픈마켓에 속속 입점하기 시작해 이 같은 양극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CJ홈쇼핑·인터파크마트·농협몰 등은 올해 들어 옥션에 새로 입점했다. G마켓에는 최대 오프라인 할인점인 이마트가 지난해 입점한 데 이어 조만간 현대홈쇼핑이 들어서는 등 오픈마켓의 위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김주형 CJ홈쇼핑 부사장은 “각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진행된 제휴 모델일 뿐”이라며 “다만 오픈마켓을 더 이상 무시못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소 판매자 설 자리 없다=옥션·G마켓 등 양대 오픈마켓의 경우 신규 판매자나 영세 판매자에게 점점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단적인 예가 상품(광고) 노출 순서(위치)가 대형 판매자에게 유리하게 책정돼 있다는 점이다. 두 회사의 세부 정책에는 차이가 있지만 기존 판매량이나 거래실적·광고료 등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영세 쇼핑몰 관계자는 “신규 판매자가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무리하게 광고비용을 초기에 써야 해 결국 손들고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옥션과 G마켓 마케팅 관계자는 “진입장벽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시장 논리상 돈만 내면 얼마든지 좋은 노출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차별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오픈마켓에서 열리는 특별 기획전도 신규·영세 판매자에게는 문턱이 높다. 옥션·G마켓은 판매자들의 기존 판매실적과 신용등급에 따라 기획전 개최 기회를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갈수록 ‘클로즈 마켓’=외부 환경에서도 중소·신규 판매자가 대형 오픈마켓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점차 봉쇄되고 있다. 판매자가 거래하는 택배 계약은 배송 물량에 따라 배송료 책정이 차등 적용된다. 이에 따라 신규 판매자는 서비스가 우수한 대형 택배사를 유치하기 어려울 뿐더러 비교적 저렴한 중소형 택배사를 택한다고 해도, 자칫 배송사고가 나면 판매 신용도에 타격을 입는 등 악순환을 걷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법 개정으로 사업자 등록과 부가가치세 신고 등 한층 까다로운 규제가 가해지는 것도 중소 판매자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라며 “적어도 옥션과 G마켓 등 대형 오픈마켓 사업자에는 발 들이기가 점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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