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 게임사 불법행위 묵과해선 안된다

　온라인게임 ‘오디션’으로 한창 유명세를 타고 있는 국내 게임개발업체인 T3엔터테인먼트가 중국 게임업체인 나인유를 전격 제소키로 했다고 한다. 지난 2003년 한국 게임업체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중국 게임업체인 샨다를 저작권 침해 혐의로 제소한 ‘샨다 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소송사태는 현재 일본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는 나인유 측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 게임 퍼블리싱 업체가 국내에서 개발된 온라인게임을 이용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음에도 매출을 축소 조작하는 등 편법을 동원해 국내 개발사에 정당한 로열티를 지급하지않고 있다는 데 있다. 중국 게임업체가 계약서에 명시된 신의성실원칙을 준수하지않고 국내 업체를 무시한다면 이는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일이다.

　중국 게임업계의 그릇된 행동을 방치하면 중국 게임업체들의 불법적인 행위는 앞으로 더욱 기승을 부릴게 분명하다. 따라서 이번에 T3엔터테인먼트가 중국 업체를 제소키로 한 것은 중국 게임업계에 경종을 울려주고 국내 개발사에도 경각심을 높여주는 행동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마터면 이번에도 중국 게임업체가 매출을 축소 조작하고 이중 장부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모를 뻔했다. 나인유 측이 일본 증시상장을 추진하면서 일본 감독당국에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국내 업체가 입수하면서 그동안 물밑에서 자행된 비신사적인 행동을 일부나마 파악할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사태가 국내 게임업계에 던지는 교훈은 매우 크다. 그동안 국내 개발사들은 중국 게임업체들이 매출을 속이거나 로열티 지급을 지연하더라도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았다. 불만을 제기하면 중국 게임업체들이 혹시라도 트집을 잡지 않을까 지레 겁부터 먹었던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앞으로 국내 게임산업이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국 게임업체들의 계약 위반 사태를 묵과해선 안 된다. 중국 업체들의 편법이나 불법 행위에 우리의 목소리를 분명히 내야 한다. 로열티 지급이 지연되거나 계약서에 명시된 수익배분율이 일방적으로 파기되면 당당하게 우리 입장을 밝히고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내 게임산업이 제대로 설 수 있다.

　국내 온라인 게임을 발판으로 성장한 중국업체가 미국의 나스닥 등 해외 증시에 상장해 게임산업의 거장처럼 행동하는 것은 정말 보기 민망한 일이다. 정작 대접을 받아야할 국내 게임개발 업체들이 응분의 댓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번에는 진짜 국내 게임업체들이 중국 업체에 경종을 울려줘야 한다. 중국 게임업계도 이런 사태에 대해 공동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올 초 위메이드와 샨다 측이 합의하면서 국내 게임업체가 너무 쉽게 합의해준 것 아니냐는 뒷공론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런 비판이 게임 업계에서 나오지 않도록 T3 측이 치밀한 전략을 세워 대응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소홀히 대처했다가는 제2, 제3의 샨다 사태가 계속 터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