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민간 IT직업훈련기관 변화의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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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IT인력을 양성하라!’

 올 들어 지역 민간 IT직업훈련기관에게 던져진 화두다.

 그동안 민간 IT직업훈련기관들은 교육 및 취업 과정에서 차별화된 특성을 갖추지 못했다. IT와 연관된 인기 직종이나 인력수요가 있겠다 싶으면 관련 교육과정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특히 실업 및 재직자를 위한 IT교육이 중앙정부 주도에서 지자체 및 민간 기관으로 이양되면서 IT교육 시장은 공급 과잉을 넘어 혼탁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현재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에 의거 직업교육 훈련을 담당하는 시설과 법인은 총 1000여개에 이른다. 이중 2억원 이상을 출연해 직업능력개발사업을 주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만 70여개이고 이 법인 훈련기관 대부분이 크고 작은 IT관련 교육과정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엇비슷한 커리큘럼과 획일화된 교육 및 취업 루트로 인해 어느새 민간 IT직업훈련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

 민간 IT직업훈련기관의 고민과 변화는 여기서 시작된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민간 IT직업훈련기관의 변화는 지역밀착형 인력양성으로 대변된다. 훈련 과정 및 프로그램을 공급자인 훈련기관 중심에서 수요자인 기업과 훈련생 중심으로 바꾸고, 지역 전략산업 및 특화산업에 필요한 교육 과정과 관련 인력을 배출하는 것으로 민간 IT직업훈련기관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부산IT직업학교(학장 이락준)는 최근 부산의 최대 프로젝트인 부산 u시티 사업에 곧바로 투입 가능한 직업인력 양성에 나섰다. u부산포럼과 손잡고 노동부 주관의 ‘유비쿼터스 산업기술인력 고도화 및 양성사업(특화)’ 과제를 따내 현재 RFID/USN 신설 교육과정을 진행 중이다. 배출된 인력은 지역 u시티 참여 기업에 바로 공급될 예정이다.

 광주 소재 연세직업전문학교(교장 김중원)는 광주시가 추진 중인 콜센터 메카 조성에 발맞춰 지난해 역내 IT직업훈련기관으로는 처음으로 30명 정원의 ‘정보통신 콜마케팅 과정’을 신설했다. 또 같은 지역 호남직업전문학교(교장 최중관)는 광주 전략산업인 광산업 인력 수요에 발맞춰 올 들어 광통신 공학부를 개설, 관련 인력 양성을 시작했다.

 노희숙 연세직업전문학교 교무부장은 “정부가 위탁 지정한 재직자 및 실업자 교육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이를 취업으로 연결시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 소재 대덕인재개발원(이사장 김형응)의 경우 전자상거래와 IT전문가 과정(BiP) 등 IT전문인력 중심에서 최근 대전지역 특성에 맞는 지역산업 활성화 및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훈련 과정을 개설·운영하고 있다.

 

 #정부 정책, 지역특화 인적자원 개발로 이동

 

 지역에서 양성한 IT인력이 지역에 흡수되지 못하고 수도권 등 타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실정도 이러한 변화의 주요 원인이다. 지역 민간 IT직업훈련기관에 따르면 단순 기능인력의 경우 70% 이상이 지역에서 취업 또는 재취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중고급 개발인력은 대부분 수도권에서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부터 지역특성에 맞는 고용 및 직업능력개발사업 발굴과 지역간 노동시장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지역 파트너십에 기초한 ‘지역 고용·인적자원개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제1차 평생직업능력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실업자 훈련 공모제’를 도입했다. 지역 단위별로 산업 인력수요를 조사한 후 지역전략산업에 맞는 훈련과정을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제도로 지역 상황에 맞는 특성화된 직업훈련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

 김윤경 부산IT직업전문학교 부학장은 “올 들어 훈련기관에 대한 기존 정부 지원금이 대폭 줄었고 이를 대신해 지역 고용인력자원개발 시범사업처럼 공모를 통한 지역 맞춤인력 양성사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쟁력 확보는 물론 보다 많은 정부 지원금을 확보하기 위해 직업훈련기관 내부 변화는 필수적 요소”라고 말했다.

 전국팀

◆인터뷰-이락준 부산IT직업전문학교 학장

 “끊임없는 내부 혁신과 부단한 변화의 노력이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시장입니다. 지역 산업현장의 수요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곧바로 이에 맞는 직업훈련 과정을 개설하고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배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락준 부산IT직업전문학교 학장(52)은 “정부의 직업인력 육성에 관한 정책 변화와 동시에 지방 분권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역 직업훈련기관은 지역 밀착형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지역 산업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얼마나 신속하게 훈련시켜 공급하느냐가 직업훈련기관의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이끌고 있는 부산IT직업전문학교의 경우 설립 당시에는 IT분야 활용능력 배양이 직업훈련의 중심이었으나 해를 거듭하면서 전문 개발자 양성으로, 다시 IT산업 발전 및 융합추세에 따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와 RFID/USN 중심으로 변화했고, 최근에는 유비쿼터스 기술 이해와 활용이 직업훈련 과정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락준 학장은 “직업훈련기관의 역할로 가장 중요한 것은 취업이다. 따라서 산업현장을 주시할 수밖에 없고 또 여기에 맞춰가야 한다”며 “지역 기반의 산업현장에 대응한 빠른 의사결정과 맞춤형 인력 양성을 통해 국내 최고의 IT직업훈련기관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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