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업계가 사상 최대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이미 확고부동한 1위에 올라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는 휴맥스 외에 나머지 전문업체들도 올 상반기 사상 최고의 실적은 물론이고 영업이익 또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도 셋톱박스 산업 분야에서 올해 ‘매출액 1000억원대, 이익율 두자릿수’의 코스닥 중견기업들이 대거 탄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셋톱박스 업계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방송 시장이 확대되고 △이에 따른 CAS·PVR·H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폭증 및 국내 업계의 시장선점효과 △여기에 IPTV 등 신규 시장 창출의 세 가지 호재가 겹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관련업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휴맥스의 경우 올 초 제시한 대로 지난 상반기 3500억원 안팎의 매출에 영업이익율 6%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2위권 업체 가운데는 가온미디어와 토필드·셀런의 급성장이 두드러진다. 가온미디어는 상반기 매출액 735억원, 영업이익 68억원에 각각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전체 808억원의 매출과 13억원의 이익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매출액과 이익 모두 갑절에 이르는 성장세다. 올해 전체로는 매출액 1527억원에 이익 145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1019억원과 134억원을 기록했던 토필드는 상반기에 670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124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면 올해 연간으로는 1500억원 안팎의 매출과 26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셀런의 경우 하나로텔레콤 IPTV 셋톱박스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데 힘입어 지난 상반기 780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88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240% 이상, 이익은 세배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이 밖에 현대디지털텍도 지난해 연간 매출액 949억원이 올해에는 1600억원이상으로 껑충 뛰며 다시 1000억원대 고지를 크게 넘어설 전망이고 한단정보통신도 올해 처음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S디지털과 디지털월드도 각각 특화된 미국향·유럽향 제품을 내세워 올 상반기 15% 이상의 매출·이익 신장세를 기록 중이다.
김호중 디지털월드 사장은 “기술력을 갖춘 주요 회사들의 경우 후발 중국 업체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앞세워 고속성장이 예상되지만 상당수 저가형 제품의 업체들은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서서히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박원재 대우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2위권 업체들의 약진이 놀라운 기세”라며 “세계 각국의 디지털방송 전환이 이어지는 향후 수년간은 이 같은 고속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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