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TV가 러시아·중동·중남미·중동 등 신흥시장의 수요로 국내 TV업체들의 효자 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선진시장에서는 학습·오락을 목적으로 개인용 보조 TV가 늘면서 틈새시장으로 자리잡았다.
조사기관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이 전세계에 판매한 TV중 절반은 여전히 브라운관TV인 것으로 집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534만대의 TV판매량중 49%인 244만대를 브라운관TV를 통해 거둬들였다. ‘보르도’로 소니·샤프를 제치고 전세계 평판TV 시장의 왕좌로 떠올랐지만 러시아·헝가리·슬로바키아 등에서는 브라운관TV가 삼성의 무기인 것. 국내에서도 두께를 33㎝대로 줄이고 HD방송 수신이 가능한 슬림TV를 10만원대에 내놓아 학생과 노인층 수요를 개척해 재미를 보고 있다.
LG전자도 지난 1분기 324만대의 브라운관TV를 전세계에 공급했다. 전체 판매량중 66%나 차지한다. 울트라슬림·슈퍼슬림 브라운관을 바탕으로 북아프리카와 중동, 러시아 등지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HD 게임도 할 수 있는 32인치 와이드 슬림TV군을 내세워 프리미엄시장을 공략중이다.
KTV글로벌 등 중소 TV제조업체들도 21인치 울트라슬림 TV를 수출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중동과 중남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산자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브라운관TV는 그 규모가 줄고 있지만 지난 5월에도 100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지난해 연간 수출실적은 2억달러다.
LG전자 관계자는 “브라운관TV가 평판TV에 비해 가격대가 낮아 매출규모는 적지만 여전히 전세계 수요의 큰 축을 이루고 있어 무시못할 시장”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CRT는 점차 줄어들 수 밖에 없지만 이미 감가상각이 끝난 만큼 수요는 곧바로 수익에 직결된다”면서 “TV업체와 패널업체의 협력으로 한국이 당분간 그 부가가치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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