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신 "하이얼 전철 밟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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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얼의 전철 만큼은 절대 밟지 않는다’

중국 최대 종합 가전업체인 하이얼에 이어 지난 4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하이신이 하이얼과 상반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하이얼과 하이신 모두 중국 내에서 수위를 다투는 종합가전 그룹이지만 한국시장 진출 전략 만큼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하이신 제품을 국내 유통하는 한라그룹 계열 한라웰스텍(대표 이흥택)은 하반기 본격적인 영업을 앞두고 제품 라인업은 물론 유통 채널 구축, 마케팅 방식에 이르기까지 먼저 진출한 하이얼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는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는 하이얼이 한국 진출 이후 온라인 등을 통해 저가정책으로 승부를 건 결과 한국 시장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 브랜드로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교훈 삼아, ‘반 하이얼’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도이다.

우선 하이신은 ‘차이나 디스카운트’ 극복을 위해 저가경쟁을 지양하고 국내 협력업체 등과 손잡고 ‘품질 제고’에 최우선 순위를 두기로 했다. LCDTV의 경우 당초 예상보다 출시 시기를 늦추고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해 보드 수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격도 현재 판매중인 5∼6평형대 에어컨과 곧 출시를 앞둔 LCDTV 모두 하이얼보다 전략적으로 높게 책정했다.

특히 유통 채널 구축에 있어 한라웰스텍은 초기에 철저히 직영 쇼룸과 대리점을 통한 판매에 집중하고 하이얼처럼 온라인 진출은 고려하지 않는 등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도곡동 쇼룸 외에 최근 구로·동대문·휘경 대리점을 오픈했다.

중·장기 목표도 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하이얼은 ‘삼성·LG와 정면 승부해 2010년까지 국내 3대 가전 업체에 진입한다’는 야심찬 중장기 목표 아래 베이징 올림픽 모델 등 프리미엄 가전 영역까지 넘보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반면 하이신은 대기업과 정면 대결을 피하고 장기적으로 시장 점유율 1∼2% 확보에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제품 라인업도 삼성·LG와 겹치지 않는 보급형 실속형 가전에 초점을 맞추기로 하고 ‘가전’이 아닌 ‘신생활 개전(個電)’ 시리즈를 전략 상품으로 내세웠다. ‘개전’이란 소형 냉장고, 벽걸이 에어컨 등 가족이 아닌 1∼2인 개인이 사용하는 가전을 의미한다.

한라웰스텍 관계자는 “하이얼이 초기부터 공격적으로 저가 제품을 온라인,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한 결과 여전히 한국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이신은 한라그룹 계열이 국내 사업을 책임진 만큼 중국산 가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하고 품질 좋은 보급형 제품을 판매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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