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통합법 논의 장기 고착상태 빠질 듯

 “정부의 기구통합법안 자체를 반대한다. 법안 심사 소위원회에서도 협의는 없을 것이다.”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의 법안심사 소위를 하루 앞둔 19일 한나라당 소속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부가 내놓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기구통합법)에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이미 다수안으로 결정된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간 1대1 통합’ 등 핵심 사항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현재 6명의 법안심사 소위 소속 의원 중 한나라당 의원 3명 등이 20일 열리는 소위에서 법안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한나라당 측에서는 “정부의 기구통합법은 시간에 쫓겨 정통부와 방송위를 기계적으로 갖다 붙인 불완전한 법”이라며 “합의제를 가미한 독임제라는 형식 역시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입장은 정부안의 핵심 틀인 ‘1대1 통합’과 ‘독임제 요소 포함된 합의제 기구’ 등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기구통합법에 대한 논의는 더이상 진전될 수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러나 정부안을 거부하면서 이를 대체할 새로운 법안 발의 계획은 갖고 있지 않아 기구통합 중심의 통신·방송융합 논의는 국회에서 장기간 고착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종복 의원실(한나라당) 측은 “법안 틀 자체를 잘못됐다고 보기 때문에 정부안을 수정하는 수준에서 협의를 이룰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면서 “대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서 6월 국회에서의 기구법 논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기구통합법과 달리 IPTV도입 법안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논의의 장’을 펼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여야는 현재 발의된 ‘광대역통합정보통신망 등 이용 방송사업법(안)’(우리당 홍창선 의원 대표 발의)과 ‘방송법 일부 개정안’(민주당 손봉숙 의원 대표 발의)을 포함해 발의 준비중인 법안 전반을 일단 ‘협상 테이블’에 올리자는 입장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여야가 IPTV법안에 대해서는 명확한 당론을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별히 찬반 입장이 없어 세부 내용을 바탕으로 협의를 하면 IPTV법안 논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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