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위피 개발주체 통합 제안

 정보통신부가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인 위피(WIPI)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통사·휴대폰 제조사·솔루션업체가 공동 출자하는 법인 ‘위피얼라이언스’ 설립을 제안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위피 개발을 담당할 단일 회사를 만들어 콘텐츠 호환성을 높이고 해외 진출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참여업체 간 역할 조정의 어려움, 인위적 구조조정이 갖는 비시장 논리, 플랫폼 하향 평준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첩첩산중이어서 난산이 예상된다.

 정통부는 최근 이통사, 제조사, 무선 솔루션 및 콘텐츠협·단체가 참여한 회의에서 위피 활성화를 위해 무선업계가 공동 출자하는 위피얼라이언스 설립을 제안했다. 정통부는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업계가 참여하는 ‘위피 발전 보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해당 업체들은 위피얼라이언스 투자 및 향후 플랫폼 발전 전략을 제시할 것을 요구받았다.

 위피얼라이언스는 위피 개발 및 라이선스 관리, 해외 마케팅 등을 전담할 법인으로 그간 이통사별로 상이한 솔루션업체와 협력해 발생한 플랫폼 간 비호환을 막기 위해 제안됐다. 기존 표준화기구인 한국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KWISF)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느린 의사결정 구조와 부족한 실행력을 대체할 대안으로 위피 개발과 발전을 맡은 강력한 주체를 설립한다는 전략이다.

 정통부는 2010년까지 위피 표준 100% 준수, 5개국 이상 수출 성과, 콘텐츠 호환성 90% 이상 달성 등 세부 목표도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위피를 노키아의 심비안, 퀄컴의 브루 등에 맞설 세계 3대 플랫폼으로 도약시킨다는 비전도 내놓았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위피 발전을 이끌 주체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과거부터 계속됐고 위피얼라이언스는 이를 구체화한 것”이라며 “표준 활성화를 위한 여러 대안 중 하나며 설립 문제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실효성 자체에 우려를 보내고 있다. 각 이통사별로 솔루션 파트너를 두고 경쟁력을 키워온 상황에서 이를 통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표준 호환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무선 플랫폼의 하향평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서 표준 개발 주체를 통합하는 것은 위피를 처음 만들 때보다 더 큰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위피 활성화라는 대의 명분도 중요하지만 시장 기능을 거스르려 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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