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 시장 다시 기지개 켠다

 고객관계관리(CRM) 시장이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국내 CRM은 지난 2000년대 초반 대기업을 중심으로 고객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나, 경기침체와 함께 “투자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최근 3∼4년 간 침체의 늪에 빠졌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금융권을 중심으로 차세대 시스템 및 통합 CRM 구축이 활기를 띠고, 대민 서비스 강화를 위한 공공분야의 CRM 도입이 확산되면서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금융권은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중인 보험 및 카드업계가 멀티채널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CRM 도입을 적극 검토중이며, 공공기관은 지난해 관세청과 수자원공사에 이어 부산시청을 시작으로 16개 지자체들이 대민 서비스 강화를 위해 CRM 도입에 속속 나서면서 CRM 시장 활성화의 불쏘시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최근 3∼4년 간 250억원 안팎의 규모를 형성했던 국내 CRM 시장이 올해 3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최근 CRM을 중심으로 세계 최대 SaaS 업체로 성장한 세일즈포스닷컴이 다우기술과 손잡고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국내 CRM 시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위세아이텍, 공영DBM 등 국내업체들은 물론 한국오라클 등 외국계 업체들도 성공사례 발굴과 제품 업그레이드 등 모처럼 활기를 띠는 CRM 시장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위세아이텍(대표 김종현)은 상반기에 금융과 유통, 서비스 등에서 7개 고객사를 신규 발굴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80% 이상 뛰어올랐다. 이 회사는 이 여세를 몰아 하반기에는 외산 제품들과 경쟁하며 대형 사이트 프로젝트 수주에 도전할 계획이다.

 공영DMB(대표 김정수)도 최근 중소기업을 상대로 CRM 세미나를 개최하고 CRM 온라인애플리케이션임대(ASP) 사업을 강화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오라클(대표 표삼수)도 본사 차원의 세계 최대 CRM업체인 시벨시스템즈 인수를 계기로 금융권 통합 CRM 구축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으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 개념의 ‘오라클 시벨 CRM 온디맨드’사업을 강화중이다.

 김종현 위세아이텍 사장은 “CRM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며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투자대비수익(ROI)를 검증받은 업체들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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