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한모 경영
다루미 시게루 지음, 이동희 옮김, 전나무숲 펴냄.
8명의 젊은이가 의기투합해 만든 총각네 야채가게는 18평 상점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평당 매출을 올리고 있는 어엿한 기업이다. 재고율 0%, 매일 신선한 유기농 농수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한다는 입소문을 타고 무섭게 성장한 총각네 야채가게의 성공 비결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도 두부라는 평범한 먹을거리로 세계적인 식품브랜드를 키워낸 회사가 있어 화제다. 일본 최고 두부회사 시노자키야의 CEO 다루미 시게루는 작은 두부가게로 출발해 도쿄 증시에 상장한 세계적 기업으로 회사를 키워내기까지의 성공스토리를 책으로 풀어냈다.
총각네 야채가게의 이영석 대표가 적극 추천하는 이 책은 사업을 막 시작한 창업자는 물론이고 자신의 사업을 지금보다 더욱 확장하고 싶어하는 경영자를 위한 ‘안성맞춤 경영 지침서’다. 굳이 ‘경영지침서’라고 이름 붙이는 까닭은 이 책이 막연한 성공론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경영 현장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성공을 쟁취해온 다루미 시게루의 전략을 낱낱이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다루미 시게루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MBA를 공부한 ‘사업의 천재’가 아니다. 도쿄 빈민가에서 태어나 대학시절 ‘노랗게 염색한 긴 머리에다 반바지와 비치 샌들을 신은 전형적인 동네 날건달’ 같은 외모를 했고 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성적이 되지 않아 자포자기로 가업을 이을 수밖에 없었던 한심한 청년이기도 했다.
그러나 다루미 시게루 사장은 대형 슈퍼마켓의 횡포에 부도 위기를 맞자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슈퍼마켓과의 거래를 끊고 독자적인 힘을 길러 주식시장에 상장시킨 결단력을 발휘한다. 주류 판매점과 제휴, 두부를 파는 ‘이업종 교류’ 방식을 도입하고 두부 요리점을 통해 직판 유통 경로를 확대했으며 이제는 국내에도 보편화됐지만 두부에 ‘브랜드 이미지’를 일본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다루미 시게루는 모든 것을 거부하는 천방지축형 사업가는 아니다. 오히려 ‘가장 큰 차별화는 기본 원칙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세계 최초로 ‘천연간수 제조법으로 만든 연두부’를 개발하고 가장 맛있는 두부를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다.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방법에 너무도 쉽게 도전한 그의 상식 파괴의 노력은 오늘날 ‘시노자키야’를 만들어낸 가장 핵심적인 원동력이다.
창업 첫 달 매출 500만원을 10년 만에 150억원으로 끌어올린 경영 비법, 1만2000개의 두부 회사 중 유일하게 도쿄 증시에 상장한 남다른 경영 전략은 흥미진진하다. 이 책에는 다루미 시게루의 독창적인 역발상과 경영의 기본원칙을 고수하는 성실함이 사례 곳곳에 녹아 있다. 그러나 이 책을 단순히 귀납식으로 성공 전략을 포장한 영웅담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책에는 시게루의 처절한 실패담도 함께 기록돼 있다. 체인 사업에서의 첫 번째 실패, 그리고 사업상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등을 생생하게 담아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 지금부터 사업을 어떻게 확장해야 할지 고민하는 소기업, 그리고 사업을 더욱 확장해 주식 상장을 목표로 삼고 있는 중견기업 모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1만1000원.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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