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TOSTEC이다](1)객관적 평가기준 필요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자격증 현황

 소프트웨어(SW) 능력을 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 마련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7월 21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프트웨어(SW) 분야의 토익시험으로 불리는 ‘SW 프로젝트 수행능력 검정시험(TOSTEC)’이 치러진다. TOSTEC은 SW 분야별로 과목을 나누고 점수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 제도여서 기존의 자격증 제도보다 세밀하게 SW 개발 능력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TOSTEC 시험 시행 한 달 앞두고 국내 SW 검증 제도에 대한 현황과 TOSTEC 시행의 과제, 개발자와 채용자들의 TOSTEC 활용 방안에 대해 매주 수요일 4회에 걸쳐 집중 분석한다.

◇SW 개발 능력 평가 어떻게 해 왔나= IT기술 중 실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SW분야 자격증은 115개 정도로 파악된다. IBM이나 시스코 등 글로벌 업체를 중심으로 한 국제인증자격증은 59종이며, 정보처리기사와 같은 국가 자격증은 8종, 민간 자격증도 48개 정도가 실질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제 인증 자격은 기술분야 별 특정 업체 중심의 자격증이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해외 주요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DB)·네트워크 솔루션·시스템 SW 분야의 자격증이 대다수다. SCNA나 스토리지웍스 ASE 등의 국제자격인증제도는 해외 업체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교육과 인증활동을 강화해가고 있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통해 국내 SW 기술들이 해외 특정 기술에 종속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정보처리기사·기능사와 같은 국가 자격인증은 기술 분야별 세부 요소를 테스트하는 자격증이 아니라 전체적이고 전반적인 입장에서 프로젝트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자격증이다. 국가 인증 시험에서 세부적인 요소를 평가하기 힘든 것은 국가 자격 인증 시험 제도의 현실 때문이다. 이들 시험을 시행하는 산업인력공단은 전체 40개 산업분야, 571개 자격증에 대해 시험을 실시하고 있어 이를 다시 세분화하기란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인다.

 국내 민간 자격증은 대부분 기반기술과 현장 기초 능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고급 SW 인력들을 위한 시험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는 대부분의 시행기관이 자격인증 사업을 수익사업으로 진행하다 보니 자격취득이 보편적이고 쉬운 분야에 편중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이 문제인가=국내에서 시행하는 국가 자격증과 민간 자격증은 모두 산업체에서 실질적으로 요구하는 사항보다는 대학 학과목과 관련된 내용이 중심이 되는 기초 이론에 치중돼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기초 능력을 위주로 검증하다보니 중급 이상의 개발자 능력을 검증하기 마땅치 않고, 전통적 이론 과목에 대해 문제를 내다보니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하는 기술 요건을 반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시험 문제도 대부분 기출문제에서 나오는 경향 때문에 문제 암기를 통해 자격증 취득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자격증 취득자와 채용자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 될 정도다.

 유사 자격증도 많아 모든 자격증 수준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지원자의 실제 개인별 능력 평가 기준을 잡기도 힘들다. 이러한 자격증들은 기초 능력을 평가해야 하는 신입 사원 채용시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지언정 인사고과를 위해서나 경력자의 취업을 위한 용도로는 사용하기 힘들다.

 그나마 고급 엔지니어들이 주요 기술별로 능력을 검증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자격증으로는 국제 인증 자격증이 있지만 시장을 주도하는 해외 업체 중심의 자격증이 대다수여서 기술 종속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많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한국정보처리학회가 신규채용을 진행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지원자의 자격증이 실력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대답은 겨우 10%에 그쳤다.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 기초자격을 위한 자격증도 필요하지만, 기업체가 원하는 것은 개발자의 실제 프로젝트 능력이 어느 정도이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래밍을 얼마만큼 잘 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객관적인 기준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개발자가 DB 엔지니어링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실제 IT 분야에서 활용되는 115개의 자격증 중에서 약 15개 정도이다. 그러나 각기 난이도와 출제경향은 물론 기준도 다르기 때문 각기 다른 자격증을 획득한 사람의 우열을 가려내기 힘들다. 예를 들어, 웹 DB 마스터 1급 자격증을 획득한 사람과 MCDBA 자격증을 획득한 사람은 모두 DB 엔지니어링 능력이 출중하다라고 표현할 수는 있지만 이들 중 누가 더 뛰어난 능력을 보유했는지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TOSTEC은 이러한 요구에서 출발한 시험 제도로, 프로그래밍 언어 별로 과목을 나누고 이를 A +에서 F-까지 등급을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오라클 과목에서 95점을 받았습니다”라고 한다면 DB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실무 실행 능력을 충분히 갖춰 자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 프로젝트를 리딩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췄다라고 평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SW기술진흥협회 윤태권 사무국장은 “점수로 SW 개발 능력을 완벽하게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라면서도 “그러나 점수는 평가할 기준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한 제도이기 때문, TOSTEC 시험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격증을 획득하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개발자가 갖고 있는 소양을 어느정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격증 만으로는 자신의 재량을 증명하기 부족하다고 느꼈던 고급 SW 인력에게도 이득일 뿐 아니라 자격증을 획득할 수준이 안됐지만 어느정도의 기초 소양은 갖고 있다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초중급 SW 개발자들에게도 이득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윤태권 한국SW기술진흥협회 사무국장

 “SW 직업 훈련 교육을 진행하다보니 SW 개발자들이 평가 제도에 대해 무엇을 바라는지 알게 됐습니다. 초급부터 고급 기술자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능력을 객관화해줄 ‘숫자’를 필요로 했습니다.”

 윤태권 한국SW산업기술진흥협회 사무국장은 SW 분야의 토익 ‘TOSTEC’ 도입을 주도한 실무자다. 그의 사무실 옆에는 SW 강의실이 있어 그는 늘 SW 개발자들을 만날 수 있다. 오며가며 그들의 푸념을 듣고 SW 개발자의 능력을 항시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평가해 줄 잣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과목에서 몇 점이라고 명확하게 능력을 표현해 주면 얼마나 좋겠어요. 물론 능력을 숫자로 보여준다는 것은 어찌보면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언어에서는 이런 제도가 이미 자리를 잡았잖아요. 능력을 숫자로 못박는다기보다는 평가하는 일종의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인 것이죠.”

 평가 기준 마련에 대한 요구는 윤 사무국장이 일반적인 자격증 시험이 아니라 매달 과목별로 점수와 등급을 매기는 시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이유이다.

 윤 사무국장은 “SW 개발자의 능력을 평가해주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아 정부는 물론 협단체나 민간 기업에서도 너도나도 SW 개발자 능력을 평가해주는 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라며 “매일같이 개발자들을 마주하다보니 이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시험 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TOSTEC을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격증이 대부분 대학생이 취업할 때 획득하는 것으로 굳어져 있지만, 능력 평가에 대한 기준이 있으면 경력자의 인사관리를 할 때에도 적용이 될 것”이라며 “인사 채용 등에 활용되는 것 뿐 아니라 SW 프로젝트 발주기업이 수주 대상업체가 보유한 인력 수준을 평가하는 잣대로도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