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졸음에는 왕후장상도 없다고 했던가! 자신도 모르게 스르르 눈이 감기더니 급기야는 고개가 ‘툭’ 떨어진다. 놀라 떠진 게슴츠레한 눈으로 시계를 보았으나, 프로그램 시작 시간은 아직도 멀었다. 급실망과 함께 이제는 화가 치밀기까지 한다.
모델 죄민수의 불만에 가득 찬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리란 말인가”라는 항변이 십분 이해가 간다. 관심 없는 프로그램은 얼마나 훌륭한 ‘수면제’던가. 바로 그때 나타난 하나걸. 김정은은 죄민수에게 “하나TV를 모르는 당신이 죄”라며 날카롭게 꼬집는다. 그리고는 하나TV의 수많은 콘텐츠들을 죄민수에게 쏟아낸다.
하나TV 하나면 언제든 내 마음대로 선택 가능한 프로그램들을 바로바로 볼 수 있다는 메시지다. ‘00계의 슈레기∼’, ‘아무 이유 없어∼’, ‘피스’ 등 최고의 유행어로 개그 프로그램을 평정한 죄민수(조원석)를 기용한 하나TV CF는 그렇게 완성됐다.
새 CF를 구상하면서 가장 고민한 것은 캐스팅이었다. 하나TV 하면 먼저 떠오르는 배우 김정은을 이미 낙점했다 하더라도 파트너를 누구로 할 것인가가 관건이었기 때문. 고민 끝에 요즘 최고의 유행어 제조기로 떠오르는 조원석을 모델로 기용했다. 건방진 듯하면서 통쾌하게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는 조원석과 귀엽고 깜찍한 이미지로 그의 건방짐을 녹여버리는 하나걸 김정은. 뭔가 어울릴 것 같지 않은가.
작전은 주효했다. 죄민수는 이미지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 카피, 애드리브까지 기대 이상이었다. 그 중 애드리브는 정말 최고였다. 김정은은 하나TV 광고 촬영현장을 통해 워낙 애드리브의 귀재로 추앙받고 있는 터였지만 죄민수는 사실 어느 정도인지 예상하지 못했다. 물론 개그맨이라 기본은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하지만 죄민수의 애드리브는 귀재 김정은을 능가하고도 남았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라면 절대 지지않을 담당 카피라이터도 굴복시킬 정도였으니. ‘TV계의 수면제’ ‘하나를 원하나?’ ‘하나, 나에게 반했나?” 등 죄민수 버전으로 쏟아낸 다양한 카피들 중 ‘수면제’는 결국 공중파를 타게 됐다.
이제 막 CF계 접수에 들어간 초보 CF모델 죄민수. 하나TV 촬영 중에 웬만한 연기자도 힘들어 한다는 크로마 특수촬영이 있었다. 물론 두말하면 잔소리, 배우의 안전을 위해 와이어를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죄민수는 현실감 있는 연기를 보여야 한다며 단호히 거부했다. 사실 세 시간여 동안 와이어에 매달려 있으려니 ‘곰돌이 푸를 닮은 귀여운(?) 몸매’가 힘겨워 스스로 피해갔다는 설도 있었지만 결국 붉게 달아오르는 배를 하염없이 쓰다듬으며 촬영한 결과 최고의 컷이 완성됐다.
두 배우의 독특한 색깔을 최대로 살려 ‘내 마음대로 즐기는 하나TV’라는 제품의 강점을 코믹하게 전달하고자 했던 의도가 정확하게 전달된 것 같아 몹시 흐뭇하다.
김상진 대홍기획 팀장 sangjink@daeh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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