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전통 콘텐츠 영역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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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의 ‘크로스오버’가 시작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디지털 콘텐츠인 온라인게임이 뮤지컬·애니메이션 등 전통 콘텐츠산업 장르로 재빠르게 영토를 확장해 가고 있다.

T3엔터테인먼트(대표 김기영)가 개발, 중국·동남아·북미 등에서 전세계 2억명의 회원들이 열광하고 있는 온라인 댄스게임 ‘오디션’은 정통 뮤지컬 오디션(연출 박승걸)으로 재창조돼 오는 26일 대학로 이다1관(구 신씨뮤지컬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뮤지컬 공연 전문 제작사인 투비컴퍼니가 만들고, 원 저작권자인 T3엔터테인먼트가 국내외 판권을 갖게 된다. 그동안 국산 온라인게임이 뮤지컬로 제작된 것은 한두차례 있었지만, 온라인게임 서비스 진출 국가에 뮤지컬이란 공연콘텐츠 수출까지 노린 것은 이번이 첫 시도다.

◇ “이번엔 공연 한류다” = 이번 ‘뮤지컬 오디션’의 시도는 소설·신화·영화에서 파생됐던 해외 대작 뮤지컬의 전세계적인 성공 경험과 달리 온라인게임에서 파생됐다는 점에서 국내외 공연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두텁게 형성돼 있는 해외 ‘오디션’ 게임 이용자와 팬 층을 대상으로 현지화된 내용과 만국공통어인 춤과 노래를 담을 경우, 뮤지컬 수익이라는 전혀 새로운 매출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 자체 해외 매출이 월 50억원 안팎에 달하고 있는 만큼, 공연 매출도 게임 매출의 절반 가량은 충분히 따라올 수 있을 것으로 T3엔터테인먼트측은 내다보고 있다.

◇게임이 애니메이션으로= 그동안 ‘바람의 나라’, ‘리니지’, ‘라그나로크’, ‘열혈강호’ 등은 만화·애니메이션 원작이 게임으로 만들어져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구름인터렉티브(대표 박영수·박재덕)가 올 여름시즌을 타깃으로 개발 중인 온라인게임 신작 ‘브리스톨탐험대’는 게임이 TV애니메이션 장르에 첫 도전하는 경우다. ‘브리스톨탐험대’는 동우애니메이션이 TV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KBS를 통해 전국에 방영할 예정이다.

구름인터렉티브측은 게임서비스 일정과 맞춰, 같은 브랜드의 애니메이션 방송으로 초반 시장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먼저 성공사례 만들고 수출해야= 게임의 장르·영역파괴 행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신선한 시도와 실험적 도전은 침체에 빠진 국내 게임산업과 유관 콘텐츠산업의 동반 성장을 위해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한국이 빨리 실험하고 성공시킬 경우, 해외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수출 콘텐츠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홍진표 상명대 디지털미디어대학원 교수(게임학과)는 “원(原) 소스가 빈약한 우리로선 게임에서 연관 콘텐츠가 파생되고 시도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고 바람직한 일”이라며 “게임이 즐거움을 주는 방식과 공연·애니메이션이 주는 즐거움의 크기와 방식이 다른 만큼,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정말 재미있게 만드느냐가 세계시장에 통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유명세를 단순히 이용하려는 것은 시도 자체의 참신함을 떠나 실패의 원인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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