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획]디지털 시네마 기술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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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시네마 구현을 위한 세계 영화업계의 움직임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2년 3월에는 디즈니, 폭스, 파라마운트,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 유니버설, 워너브라더스의 6대 메이저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DCI(Digital Cinema Initiatives)라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했으며, 2005년 7월 디지털 시네마의 표준이 된 디지털 시네마 시스템 스페시피케이션(Digital Cinema System Specification) V1.0을 발표했다. 이는 디지털 시네마 기술 표준인 SMPTE DC-28의 근간이 됐다.

 최근 유니버설픽처스와 워너브라더스가 디지털 시네마 임플리멘테이션사(DCIP)와 손잡고 광대역망을 통해 극장에 영화를 전송하는 신기술 개발에 나섰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국내에서도 2003년부터 논의 및 테스트 수준에서만 머물던 디지털 시네마가 2005년 DCI 표준 발표를 계기로 급속히 확대됐다. 디지털 스크린 수가 크게 증가해 현재는 전체 스크린의 약 7∼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영화진흥위원회도 지난해 12월 21일 국내 디지털 시네마 가이드라인 V1.0을 발표했다. 이는 DCI가 발표한 자료에 네트워크 전송의 개념을 구체화시킨 가이드라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 DCI에서 발표한 디지털 시네마 시스템의 기술 사양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디지털 시네마의 기술 범주를 디지털 프로젝터, 재생 서버(미디어블록), 보안, 전송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디지털 프로젝터=디지털 시네마용 프로젝터가 일반적인 프로젝터와 다른 점은 우선 해상도를 꼽을 수 있다. 일반적인 풀HDTV의 해상도가 1920×1080이지만 디지털 시네마용 프로젝터는 2K(2048×1080), 4K(4096×2160)의 해상도를 가진다. 2K 프로젝터의 경우는 TI(텍사스인스트루먼츠)사의 DLP칩을 사용하고 4K 프로젝터는 소니의 SXRD칩을 사용한다.

 밝기 또한 필름 영사기에 준하는 1만에서 2만 안시(ANSI)급을 사용한다. 영상 인터페이스는 2K를 위하여 듀얼링크 HD-SDI(SMPTE 372M)를, 4K는 쿼드링크 HD-SDI 또는 LVDS 인터페이스를 사용한다. 또한 상영 가능한 컬러 스페이스도 일반적인 YUV, RGB 뿐 아니라 X"Y"Z" 컬러 스페이스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TI DLP칩을 사용하는 2K 진영군에는 바코, 크리스티, 키노톤, NEC 4개사의 장비가 있으며 소니 SXRD칩을 사용하는 4K 진영에는 소니 프로젝터가 유일하다. 현재 국내 디지털 시네마 상영관은 모두 2K 프로젝터를 사용하고 있다.

 ◇상영용 서버(시네마 서버 또는 미디어 블록)=상영용 서버는 영화 콘텐츠라 볼 수 있는 DCP(Digital Cinema Package)와 밀접하며, 이는 DCP가 마치 일반적인 이미지 파일과 같이 규정된 압축 포맷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DCP는 영화 후반작업 과정의 결과물인 DSM(Digital Source Master)에 오디오, 자막, 부가 데이터 등을 합쳐서 DCDM(Digital Cinema Distribution Master)을 구성하고 전송을 위해 패키징한 디지털 파일을 말한다, DCP는 이미지의 경우 JPEG2000 코덱으로 압축한 파일을, 오디오의 경우 Wave파일을 MXF 패키징하여 만든다. 또한 외화 상영 등을 위한 자막은 XML 데이터 형태이며 Timed TEXT 오버레이를 위한 폰트파일과 그래픽 오버레이를 위한 Sub-Picture PNG 파일을 포함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DCP는 각 스크린에 설치된 상영용 서버에 네트워크 또는 USB, 착탈식 HDD 형태에 업로드되어 재생된다.

 앞에서 간단히 언급한 이미지의 압축은 필름 등을 스캔하고 후반작업을 끝낸 무압축 그래픽 순차 파일을 X"Y"Z" 컬러 스페이스로 변환한 후, JPEG2000으로 압축해 사용한다.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는 2006년 이전에는 MPEG2000 또는 Wavelet 압축 코덱을 사용했지만, 2006년 초반부터 DCI 규정에 입각한 X"Y"Z" 컬러 스페이스 JPEG2000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 또한 디지털 영화는 2006년 중반까지 MPEG2000 또는 Wavelet 코덱을 사용하였지만 이후 포스트 프로덕션 등의 노력으로 할리우드와 같이 JPEG2000 코덱이 일반화 되었다. 그러나 기술적 노하우가 필요한 컬러 스페이스 변환은 초기 JPEG2000 영화에는 적용이 되지 않아 RGB 형태로 사용되었고, 2006년 12월 개봉된 ‘중천’이 국내 최초로 DCI 규정 및 영진위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X"Y"Z" 컬러 스페이스 JPEG2000 영화가 되었다.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상영용 서버는 DCP를 받아 패키징을 풀어 DCDM을 만들고 이를 재생한다. 이는 상영을 위해 스크린 별로 설치된 디지털 프로젝터와의 오디오 시스템과 연동되어야 한다. 연동 인터페이스는 프로젝터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HD-SDI 인터페이스(SMPTE 372M)를, 오디오의 경우 아날로그 오디오 또는 디지털 오디오인 AES-3id-1995 신호를 사용한다. 자막 처리의 경우 일반적으로 XML 데이터를 프로젝터와 기가비트 이더넷으로 연결해 전송하고 이를 프로젝터가 오버레이하는 방식이 사용되나, 규정에는 서버가 직접 오버레이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소니 프로젝터가 Timed Text 오버레이 기능이 없는 관계로 거의 소니 프로젝터에만 사용된다.

 이와 같이 상영용 서버는 디시네마 기술의 집약이라 할 수 있으며, 아래에서 언급할 보안 부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개 시네마용 서버는 상영을 위한 1TB이상의 스토리지를 포함하며, 광고, 예고, 영화 편성을 위한 스케줄 기능, 콘텐츠 관리 기능, 보안키 관리 기능도 포함한다. 이러한 상영 관리 프로그램을 단일 스크린의 경우 SMS(Screen Management System), 멀티플렉스인 경우 TMS(Theater Management System)라 한다. 또한 서버는 기존의 필름 상영 시스템과의 연동을 위해 기존 자동화 시스템과의 연동 기능도 제공한다.

 ◇보안=몇백억을 투자한 영화가 상영 전 디지털 파일로 유출된다고 상상해보라. 이런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DCI 및 SMPTE, 영화진흥위원회 등 디지털 시네마와 관련한 표준 주도 기관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지점이 보안이라 할 수 있다. 국내 배급사들은 항상 보안 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나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규정의 근간을 만들고 표준화 하였다면 보안 부분은 완벽하다고 볼 수 있다.

 일단 보안은 크게 파일 보안, 키 생성, 입력에 의한 보안, 상영 신호에 대한 보안, 스크린 워터마킹으로 나눌 수 있다.

 파일 보안은 DCP 생성시 암호화(AES-128 Key Encryption)되도록 되어 있으며 세부 내용은 SMPTE에 상정되어 있는 SMPTE DC-28 중 ‘SMPTE 429-6 디지털 시네마 MXF 트랙 파일 에센스 암호화’에 규정돼 있다. 또한 암호화 파일의 재생을 위해서는 KDM(Key Delivery Message)이 필요한데 이는 상영 서버의 인증을 담당한다. 즉 인증된 서버 외에는 콘텐츠 상영이 불가능하게 설계됐다고 볼 수 있다. KDM은 인증된 상영 서버의 퍼블릭키(X. 509v3 형식)와 콘텐츠 정보인 CPL(Composition List) 정보, 상영 허가 기간 등을 입력하여 생성되며 이는 콘텐츠와 별도로 상영 담당자에게 전달된다. 상영 담당자 즉 영사기사는 사전에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콘텐츠 재생을 위해 KDM을 입력하여야만 허가된 기간 내에서 콘텐츠를 상영할 수 있다. 서버는 또한 물리적으로도 보안이 되어 있어서 임의의 해체, 분해 등이 시도될 때 경고를 주거나 동작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다음 보안은 서버와 프로젝터간의 보안이다. 이를 링크 인크립션이라 하는데, 이는 혹시 모를 비디오 신호의 녹화나 캡쳐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여기에서도 SMPTE 372M 듀얼링크 2.97 디지털 인터페이스 규격에 따라 128bits AES 인크립션을 사용한다.

 또한 스크린에 영사될 때 비디오 카메라 녹화를 통한 콘텐츠 유출, 이른바 캠 버전 영화 유출을 방지하기 위하여 포렌식 워터마킹(Forensic Watermarking)을 사용한다. 이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녹화된 콘텐츠의 분석을 통해 어느 스크린에서 촬영되었는지, 필요하다면 극장 내 어느 위치에서 촬영되었는지 등까지도 추적이 가능하기 때문에 콘텐츠 유출의 경로까지 파악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바와는 달리 디지털로 가면서 오히려 콘텐츠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생겼다 할 수 있다.

 ◇콘텐츠 전송=이번에는 콘텐츠 전송에 대한 기술 규약이다. DCI 규정에는 물리적인 하드디스크 배송부터 VPN을 통한 유선 네트워크, 위성 전송 등 다양하게 권고하고 있다. 실제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일반적인 방식은 하드디스크 배송이라 할 수 있지만, 네트워크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좋은 국내 환경에서는 네트워크 배송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이를 세계의 디지털 시네마 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특별히 네트워크 전송에 대한 기술 규약은 없지만 디지털 시네마 콘텐츠 네트워크 전송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CJ파워캐스트(LG파워콤 네트워크 사용)와 KT는 200Gb가 넘는 DCP의 특성상 IP 멀티캐스트 형태로 콘텐츠 배포를 추진하고 있다. 극장내 설치되는 라이브러리 콘텐츠 수신 서버와 NOC(Network Operating Center)의 송신서버간 핸드쉐이킹 후 멀티캐스트 패킷을 전송하며 미수신 패킷에 대해 전방향 오류 복구 기능을 통해 오류를 복구한다. 수신된 콘텐츠는 무결성 검사를 통해 정상적으로 수신되었는지 확인하게 된다.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네트워크를 통해 디시네마 콘텐츠 전송 관리를 담당하는 센터를 NOC라 하는데 기존 필름 배송을 디지털 영역으로 흡수한 모델이라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NOC의 기능에는 콘텐츠 전송 기능 외에 배급사, 극장 관련 정보 관리, 디지털 콘텐츠 관리, 콘텐츠 아카이브, KDM 생성/배포, 시네마 장비 모니터링 등이 있다.

 2006년부터 국내에서도 디지털 시네마 도입을 둘러싸고 활발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배급사, 극장, 전송사업자 등이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모두 공감하고 있고, 관련 기술의 기반도 확보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디지털 시네마 도입에 따른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누가 담당할 것이며, 어떠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투자 비용을 회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이 부분만 해결된다면 2007년은 국내 디지털 시네마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leeho@cj.net

 

◆이호승 (CJ파워캐스트 사업총괄본부장) 약력

1988년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서어서문학과 학사

1990∼1994년 ㈜진도 우바사업부 영업부

1995∼1996년 두산수퍼네트워크 마케팅팀

1996∼2000년 삼성영상사업단 방송전략팀/Q채널

2001∼2002년 ㈜DTVplus

2002∼2005년 ㈜와이더댄 영상사업TF 부장

2005∼현재 CJ파워캐스트 사업총괄 본부장 겸 CJ미디어 경영지원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