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은 불기 2551년 ‘부처님 오신날’이다. 불자들은 이날 사찰을 찾아 ‘하늘 위 하늘 아래 나 홀로 존귀하다. 삼계가 모두 고통에서 헤매니 내 마땅히 이를 편케 하리라.(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란 부처 탄생게(偈)의 의미를 되새긴다. 하지만 휴일조차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이라면 인터넷으로 각종 행사에 참가하거나 집에서 불경을 음미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인터넷으로 연등과 개인법당을=부처님 오신날에 등불을 밝히는(연등·燃燈) 것은 미혹과 무명(無明)을 걷어낸다는 의미로 불교에서 향 공양과 함께 중요시된다. 인터넷으로 참여하는 길이 열렸다. 우리나라 5대 사찰 홈페이지 중 2곳이 사이버 연등이나 개인법당 기능을 제공한다. 양산 통도사 홈페이지(www.tongdosa.or.kr)에서 인터넷 연등달기를 신청할 수 있으며 순천 송광사 홈페이지(www.songgwangsa.org)에선 ‘내 마음의 법당’ 코너에서 개인 사이버법당을 만들어 기원·공양·불경듣기 등을 할 수 있다. 이 외 전국 수백여개 사찰 홈페이지 중 일부가 인터넷 연등달기나 불경듣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넷으로 불경도 공부하자=불경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인터넷에서 다양한 국내외 불교관련 서적을 접할 수 있다. 동국대 중앙도서관의 ‘한국불교문화종합시스템(buddha.dongguk.edu)’은 삼국시대부터의 국내 불교 서적을 집대성한 ‘한국불교전서’ 중 약 150책(한자 약 430만자분)을 한자 원문과 고서 스캔본으로 제공한다. 고려대장경의 번역본인 ‘한글대장경’은 총 318책 중 대반야바라밀다경 10책 600권 중 절반(한글 약 540만자분)을 번역본과 함께 e북으로도 무료 서비스한다. 불교용어와 인명 등 약 2만 개의 불교 관련 자료들을 담은 ‘불교사전’도 이용할 수 있다.
티벳이나 스리랑카 등지의 불경을 공부한다면 해외사이트가 유용하다. ‘티벳불교자료센터(www.tbrc.org)’나 ‘아시아 고전입력 프로젝트(ACIP www.asianclassics.org)’ 등에서 원문, 혹은 영어 번역본 불경을 볼 수 있다. 산스크리트어 인터넷 사전(webapps.uni-koeln.de/tamil)도 있다.
◇편리함과 경건함 조화돼야=불교 관련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편리하다는 시각과 함께 경건함이 부족해진다는 시각이 공존했다.
박희동 동국대학교 과장은 “인터넷으로 고전 불경을 직접 접할 수 있어 불교문화종합시스템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온다”며 “2010년까지 시스템을 계속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연등달기 등 불교 관련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이정은씨(26, 여)씨는 “인터넷으로 등을 달 수 있다는 게 재밌기는 하지만 실제 연등을 다는 것만큼 정성이 안들어가서 허전하다”고 말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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