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델이 간접판매 방식을 도입한다.
마이클 델<사진> 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사업 모델을 도매와 소매업체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확장해 지난 20년 동안 의존해 온 직접판매 방식을 바꾸겠다고 미국의 IT분야 전문지 CRN과 가진 인터뷰에서 16일(현지시각) 밝혔다.
델 CEO는 “PC를 직접판매 방식을 통해 구매하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이제 이런 고객들도 델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간접판매 방식에) 엄청난 이익이 있다”며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재판매업자와 소매 협력업체들과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화와 웹 사이트를 통해 고객들에게 PC를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구축해 온 델이 전략을 수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 동안 델이 간접판매 방식을 본격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델 CEO가 이 같은 전략 변화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델은 일부 도매 업체들과 연계하고 있지만 이전까지 이들을 중요한 사업 채널로 본 적은 결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델은 최근 들어 소매 시장에서의 지위를 확대하기 위해 매장 한 곳을 열고 100개 이상의 키오스크를 곳곳에 배치하는 등 간접판매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IBM과 HP 등 여타 컴퓨터 업체들은 오랫동안 각사 매출의 상당 부분을 도매 및 소매업체들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델은 간접 판매방식이 재고를 누적시켜 비용을 늘린다는 점을 들어 그동안 직접판매 방식을 고집해 왔다.
한편 델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세계 PC시장 1위 자리를 HP에 내주고 2위로 밀려났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마이클 델은 올초 CEO로 복귀해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