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프트-­블리자드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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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나?’

한국내 ‘스타크래프트’ 빅히트 과정에서 한때 사이좋은 동지였던 한빛소프트와 미국 블리자드 간의 해묵은 감정적 앙금이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미묘하게도 한빛소프트와 블리자드 간의 해묵은 신경전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시점은 오는 19일 블리자드가 서울에서 신작 타이틀을 공개하는 시점과 맞물려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양측의 갈등이 고조된 것은 최근 한빛소프트가 국내 판권을 갖고 있는 블리자드 게임 ‘디아블로’ 상표권 분쟁 와중에 불거진 블리자드와 민사소송 피고간에 이뤄진 이면합의를 한빛소프트가 문제 삼으면서부터다.

한빛소프트 측은 “판매기회 상실 등 엄청난 투자 피해를 입은 쪽은 우린데 블리자드 측이 한국내 이미지와 향후 사업을 위해 은근 슬쩍 민사소송을 접었다”고 주장한다. 한빛소프트는 ‘디아블로’ 상표권과 관련, 피고측인 리폼인터내셔널에 패했지만 아직 남아 있던 민사소송에서 블리자드와 리폼인터내셔널 간에 이뤄진 ‘이면합의 및 소송 취하’ 건을 걸고 나섰다.

한빛소프트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블리자드 본사로 발송하는 한편, WWI2007 행사 목전인 18일에 향후 소송 확대 등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까지 발표할 예정일 정도로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블리자드 본사는 상표·특허권 문제 등에 있어서 파트너인 한빛소프트의 이익을 철저히 외면해 왔다”며 “블리자드 본사와 함께 블리자드코리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오는 19일 서울에서 ‘2007블리자드월드와이드인비테이셔널(2007WWI)’를 준비중인 블리자드는 자칫 행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한빛소프트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할 위기를 맞았다. 2007WWI는 초특급 기대작 ‘스타크래프트2’의 공개가 사실상 확정되는 등 그야말로 한국내 블리자드 게임사업의 명운이 걸렸다 해도 좋을 만한 큰 잔치다. 국내에서만 450만장의 패키지가 팔렸고 한국내 e스포츠에 절대적 기반을 가진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2’의 한국내 파장은 가히 메가톤급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

한빛소프트의 대응에 대한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도 흥미롭다. 올 하반기 국내 및 아시아시장에 플래그십스튜디오의 야심작 ‘헬게이트:런던’을 들고 나올 예정인 한빛소프트로서는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 발표에 대한 맞불차원의 대응이란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한빛소프트로서는 어제의 동지이지만 이젠 앙숙으로 변해버린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 발표로 자사의 신작 구도가 밀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것이다.

. ‘스타크 동지’였던 두 회사가 이처럼 갈등으로 치닫게 된 계기는 4년전인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빛소프트는 지난 1999년 이래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워크래프트 등을 공급하면서 한국게임 시장에서 블리자드를 띄우는데 크게 기여한 최대 공신이지만 지난 2003년 ‘워3’ 확장팩 출시 때 국내 판권자에서 전격 배제당했다.

게다가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의 한국내 서비스권도 결국 블리자드코리아에 넘어가면서 두 회사는 갈등의 싹을 키웠다. 업계는 어제의 스타크래프트 동지 간 신경전은 하반기 시장을 내다본 차기 대작 시장의 기선제압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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