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공룡` 드림팀 떴다

‘새 고객가치에서 성장의 길을 찾다’

정체한 시장에서 신규성장 동력 찾기에 골몰하는 KT와 SK텔레콤이 일제히 ‘혁신’ 드림팀을 띄웠다. KT의 고객가치혁신센터(CVIC)와 SK텔레콤의 인간중심혁신(HCI)그룹이 그 것. KT CVIC는 최근 강남 교보타워에 둥지를 틀고 15일 센터 개소식을 갖는다. SK텔레콤의 HCI도 최근 을지로 본사에서 빠져나와 종로 영풍빌딩에 새롭게 자리잡았다.

◇ 통신공룡들의 절박하고도 새로운 실험=KT CVIC는 상주인력이 25명이다. 10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SK텔레콤 HCI에는 30명이 상주한다. 현업부서나 외부 전문가들 30∼40명이 결합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SK텔레콤은 상주인력+기술전문가+사업부서 등 5명으로 구성된 14개의 프로젝트팀이 활동 중이다. KT는 5∼10명으로 구성된 CFT라는 프로젝트팀을 6개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IPTV도 한 CFT다.

두 조직의 임무는 거의 동일하다. 성장을 위한 신규 사업 발굴이다. 기존 사업도 리모델링한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성장에 올인하겠다는 양사의 의지를 담은 결과물인 셈이다. 단 확실한 전제가 있다. 기존 관점을 철저히 버리는 것. ‘우리 강점이 무엇이며 무엇을 잘할 수 있느냐’는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가치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매달린다. KT CVIC 센터장인 서정식 상무는 “IPTV·VOD를 영화 서비스로 본다면 아무런 가치를 발견해낼 수 없다. 그러나 바쁜 사람을 위해 편의성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보면 접근이 달라진다. 벤치마킹 대상도 세븐일레븐이 되는 식이다”라고 설명했다. 홍범식 SK텔레콤 HCI그룹장은 “구글이 검색이라는 새 시장을 창출하듯 더 이상 자원과 역량 관점만으로는 새 시장을 만들기 힘들다”며 “고객 기회로 바꿔 생각해야만 새 가치를 발견한다”고 말했다.

◇ 새 가치는 새 문화에서=KT CVIC나 SK텔레콤의 HCI에 들어서면 디자인 회사나 광고회사로 착각하게 만든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와인바, 사선으로 기울어진 책장, 보드 기능을 하는 책상, 독특한 디자인의 스탠드 조명 등. 임원 자리가 밖으로 나와있다. 미팅룸 이름은 모두 재즈뮤지션들이다. 통신업체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두 조직 모두 본사에서 떨어져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기존 시각에 물들지 않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상주인력 구성에도 각별히 신경썼다. 절반은 내부에서, 절반은 외부에서 영입했다. 기술이나 마케팅 전문가가 아닌 인류학, 사회학, 심리학, 여성학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한 게 특징이다. 더 이상 기술과 네트워크 관점이 아닌, 사람을 연구하고, 고객의 패턴과 새로운 가치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 때문이다.

◇ 경쟁과 협력…따로 또 같이=공교롭게도 양사의 실험은 닮은 꼴이다. 비슷한 시기에 조직을 구성했으며 규모도 비슷하다. 우연하게도 강남과 강북에 교보와 영풍이라는 대표적인 서점 업계의 빌딩을 골라 입주한 것이 신기하다. 리더인 서 상무와 홍 상무가 컨설팅 업계 출신인 것조차 닮았다. 홍상무는 지난해, 서상무는 올초 입사했다. 서로 잘아는 사이여서 고민을 같이 나누기도 한다. 차이가 있다면 KT CVIC가 신규사업의 인큐베이팅까지 포괄한다면 SK텔레콤의 HCI는 집행 이전 단계까지만 관여하는 정도다.

유선과 무선의 강자이지만 그만큼 양사의 처지가 비슷하다는 얘기다. 매출 정체에 따른 신규성장 동력 찾기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성장을 향해 뛰는 드림팀의 행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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