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는 포도당과 산소를 이용해 생체가 쓰는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일종의 ‘생체발전소’다. 근육 세포, 생체 독소를 정화하는 간세포, 소화액을 만들어내는 상피세포 등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하는 세포에 다수 분포한다.
그런데 최근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적 중요성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람 DNA의 1%는 세포핵이 아닌 미토콘드리아에 존재하는데, 이 DNA의 유형에 따라 에너지대사와 관련이 깊은 당뇨나 비만에 걸릴 가능성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서울대 의대 이홍규 교수팀이 한국인 당뇨병 환자 732명과 일본인 당뇨병 환자 1289명의 혈액을 조사해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결과, 에너지 생산을 매우 활발히 하는 N9a형태의 DNA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 DNA가 없는 사람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확률에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N9a형 DNA의 경우 세포가 곧바로 필요로 하지 않는 영양분까지 모두 태워 에너지를 만들기 때문에 영양분을 거의 저장하지 못하고, 이 때문에 비만이나 당뇨병의 위험도 많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미토콘드리아의 DNA가 오직 어머니로부터 유전된다는 사실이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이 이뤄질 때 정자는 핵만 난자와 결합한다. 그런데 미토콘드리아는 난자의 수정란에 존재하고, 결국 미토콘드리아의 DNA만큼은 오로지 어머니로부터 유전이 된다. 비만과 당뇨의 경우, 부모님 탓을 하고 싶다면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에게 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제공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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