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이 지난 2년 동안 등급 심의도 받지 않은 비주얼드 등 게임물 300종을 자사 포털의 다운로드게임 서비스를 통해 불법 제공해 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5일 관련업계 및 게임물등급위원회(위원장 김기만)에 따르면 다음은 지난 2005년부터 미국 게임유통회사인 오베론미디어와 제휴해 포털사이트 다음의 다운로드게임(dgame.daum.net) 플랫폼에서 액션·퍼즐·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의 캐주얼 게임 300여종을 월정액제(7000원)와 단품판매(1만7900원) 방식으로 서비스해 왔다.
하지만 다음이 2005년부터 4월 중순까지 2년간 유료로 서비스해 온 게임물은 심의기관인 옛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물론이고 현 게임위의 심의를 받지 않은 불법 게임물인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공교롭게도 최근 미 오베론미디어와 제휴해 다운로드게임 시장에 진출하는 NHN이 게임위에 75종의 캐주얼 게임물에 대한 심의를 신청하면서 밝혀졌다.
이에 게임위는 이달 초 다음에 “모든 게임물은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알렸고, 다음도 “오베론과 협의를 거쳐 심의가 필요한 게임물을 선별해 늦어도 이달 말까지 정식 심의를 신청할 계획”이라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음은 지난 19일 다운로드게임 메인 홈페이지에 “게임물 등급 심의 관계로 다운로드게임 서비스가 일시 정지된다”며 “이에 따라 월정액 이용 및 게임 구매고객에게 전액 환불키로 했다”는 내용의 사과 공지문을 게재하고 돌연 서비스를 중단했다. 다음은 이어 “게임위와의 원만한 협의를 거쳐 차후 등급 심의가 이뤄지는 일부 게임부터 우선 서비스할 예정”이라며 서비스 임시 서비스 정지에 대해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조동면 게임위 사후지원팀장은 이와 관련, “다음이 심의를 받지 않은 불법 게임물을 유통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사전 협의를 통해 조만간 심의를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별다른 후속조치를 내리지 않았다”며 “그런데 다음이 곧바로 서비스를 중단해 매우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게임위는 일반적으로 불법 게임물의 유통을 밝혀냈을 경우 게임심사 의무를 알리고 심의를 거쳐 등급거부 판정을 받기 전까지는 불법유통에 따른 법적 대응을 유예하고 있다.
서비스 중단 배경에 대해 정지은 다음 홍보팀장은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물을 서비스하는 것이 불법인 것을 알게 된 이상 일단 서비스를 중지하고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면서 “다행히도 현재까지 고객들이 큰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의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어떤 이유에서든 고객들에게 사전 공지 없이 서비스를 중지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아마도 이번 기회에 수익성이 없는 다운로드게임 서비스를 접으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김종윤기자@전자신문, j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