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용 국산 애니메이션 첫 출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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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용 국산 애니메이션이 침체된 우리 영화시장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올들어 우리 영화가 할리우드 대작 영화에 밀려 지난달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20% 대까지 떨어지는 등 큰 위기를 맞고 있는데 반해 국산 애니메이션은 연초부터 관객몰이에 성공하며 산뜻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로보트 태권브이(감독 김청기)’를 시작으로 ‘천년여우 여우비(감독 이성강)’와 ‘빼꼼의 머그잔 여행(감독 임아론)’까지 올들어 개봉한 극장용 애니메이션 세편 모두 전국 관객 10만명 이상을 돌파한 것.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지난 10년간 개봉된 국산 애니메이션 27편 가운데 전국 관객 10만명을 넘긴 작품이 고작 5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들 세 작품이 거둔 성과는 매우 이례적인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욱이 ‘태권브이’는 전국 관객 71만명을 끌어 들여 국산 애니메이션 중 최다 관객 기록을 세웠다. ‘빼꼼의 머그잔 여행’ 역시 12만명 이상이 들어 CGV 단독 개봉작 중 최다 관객을 모은 일본 애니메이션 ‘유희왕(12만 7000명)’의 기록을 깰 것으로 보인다.

 ◇애니메이션업계 크게 고무=애니메이션 업계는 최근 개봉한 작품들이 좋은 성적을 내자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제작 중이거나 완성돼서 개봉을 기다리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신구미호’ ‘오디션’ 등 14편.

 이교정 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전무는 “애니메이션 업계의 화두는 창작”이라며며 “창작에 애쓰고 있는 업체들이 근래에 발전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년여우 여우비’를 프로듀싱한 이혜원 크로스필름 대표는 “제작 완료된 국산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시사회와 극장 개봉 길이 열려 지금 상황에 탄력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축적된 경험 빛 발하기 시작=최근 국산 애니메이션의 선전에 대해 김영재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제작 효율성과 체계를 갖춰가는 단계에 나타나는 좋은 결과”라고 해석했다.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과 불충분한 창작 경험으로 인해 시장에서 실패한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천년여우 여우비’의 예처럼 프로듀서 시스템을 도입하고, 제작 과정에서 효율성을 추구한 것이 시장에서 성공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빼꼼의 머그잔 여행’은 공략층을 뚜렷이 해 일관성 있는 이야기 전개를 보여준 것이 나름의 성과를 이룬 배경으로 분석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최근 개봉작 중 가족 관객을 대상으로 한 영화가 드문데 그 틈새 시장을 공략한 것도 선전의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성공적 정착 위한 과제=최근들어 국산 애니메이션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자금의 부족 문제다. 최근 개봉작 모두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을 받아 완성했다.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 펀드의 효율적 운용 등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의 바람이다. 또 업계 스스로도 제작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비용 절감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배급망의 확충과 기획 단계에서의 역량 배양도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 선결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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