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유선전화 번호이동 전산심사가 실시간으로 처리된다. 이에 따라 번호이동에 따른 시간이 단축되고 늑장심사나 누락 여지를 없애 유선전화 번호이동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특히 하나로텔레콤의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와 이를 막기 위한 KT의 방어 전략 수위가 한층 더 격화될 전망이다.
15일 정보통신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유선전화 번호이동을 위한 전산심사 자동화 시스템을 가동한다. KT·하나로 등도 1일에 맞춰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막바지 준비 중이다. 통신사업자연합회는 이를 중개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간헐적으로 이뤄졌던 전산심사가 실시간으로 진행돼 더욱 효율적이고 신속한 번호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사례마다 다르겠지만 반나절에서 최대 2∼3일 단축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시간 가입자 전산심사=새로 개통하는 전산심사 자동화시스템은 유선전화 이용자가 KT→하나로, 하나로→KT 등으로 사업자를 바꿀 때 가입자 전산심사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개념이다. 이제까지 10시·1시·4시 등 시간을 정해 1일 3회로 제한된 전산심사를 해왔다.
실시간으로 전산심사를 진행할 수 있게 돼 번호이동이 한층 빨라지게 됐다. 특히 전산심사가 필요한 가입자 정보를 사업자 간 e메일로 주고받으면서 제기돼왔던 누락 가능성이나 고의적인 늑장심사 논란도 불식될 전망이다. 번호이동에 따른 개통 시간이 최소 2∼3일에서 길게는 7∼10일 소요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번호이동 시장 더욱 활기=유선전화 번호이동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2003년 유선전화 번호이동제를 시작한 이후 올 2월 말까지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113만명가량이다. 2300만명의 유선전화 가입자의 5%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늘고 있는 추세다. 이번 시스템 개통으로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특히 번호이동제를 개선한 지난해 1년 동안 57만명이 이동해 초기 3년간 이동한 수치를 훌쩍 넘었다. 올해는 1∼2월에만 13만명이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추세대로 간다면 올해 번호이동 규모는 200만명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전체 유선전화 가입자의 10% 수준이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까지 합치면 유선시장은 그야말로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KT vs 하나로 경쟁 격화=KT와 하나로텔레콤의 유선시장 경쟁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하나로는 올해 들어 1∼2월 유선 순증 가입자를 4만명 이상 확보했다. 특히 올해 번호이동 가입자 13만명 가운데 8만2000명을 유치해 7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였다. 이에 반해 KT의 번호이동 가입자는 하나로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4만7000명에 그쳤다. KT의 2월 유선전화 가입자도 2만여명이 순감했다. 순감한 가입자는 고스란히 하나로텔레콤 가입자로 보태졌다. 하나로는 현재 180만명에 이르는 유선가입자를 올해 말까지 205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KT는 가정용 디지털무선전화(DCP) 출시와 안폰의 개인화 전략으로 유선시장 방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유선전화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