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커뮤니케이션 혁명 WCDMA/HSDPA](3.끝)이제는 지구촌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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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글로벌 경쟁이다’

3세대 이동통신인 WCDMA/HSDPA 도입은 내수 중심의 우리 통신산업을 글로벌 체제로 전환하는 계기를 작용한다. 세계 80% 이상의 사업자가 똑같은 기술과 주파수를 선택했다. 이통사, 휴대폰 제조사, 장비 및 솔루션 업체 모두 기존 CDMA와는 달리 세계 무대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펼칠 기회를 맞았다. 통신 분야에서 국경이 사라진지 오래다. 보다폰은 이미 세계 27개국에서 1억7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83%의 매출을 해외 시장에서 올린다. 반면 국내 사업자 중 해외 진출이 가장 활발한 SK텔레콤도 해외 매출 비중이 1% 미만에 그친다. 걸음마 수준인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더이상 내수시장 수성도 보장받지 못한다.

◇국경없는 무한 경쟁=무한 경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지역 연합이다.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개별 사업자가 아니라 연합형태로 경쟁력을 넓혀 나가는 전략이다. 유럽의 프리무브, 스타맵을 비롯, 아시아 지역의 브릿지, 커넥서스 등 지역별 통신사 연합 단체들의 힘이 날로 커지고 있다. 각 연합들은 초기 로밍 서비스에서 출발했으나 이제는 단말기 및 콘텐츠 공동 개발 등으로 제휴 모델을 확대했다. KTF는 지난해 4월 아시아 8개국 7개 대형 이동통신사와 모바일 연합체를 구축했고 12월에는 필리핀 스마트를 포함해 총 9개국 8개 통신사로 구성된 ‘커넥서스’를 출범시켰다. SK텔레콤 역시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3GSM 세계회의에서 아시아 9개국 1위 사업자로 결성된 ‘BMA(Bridge Mobile Alliance)’에 가입해 연합전선 구축에 나섰다.

통신업체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로밍 제휴로 시작된 블록화 추세는 경쟁이 가열되면서 더욱 확산될 전망”이라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단말기나 장비, 플랫폼 등을 공유하려는 형태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라=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통신 서비스 수출 품목은 ‘통화연결음’이다. 어느나라 보다 앞서 서비스를 개발한 덕에 이미 전세계 상당수 사업자가 우리 기술과 장비를 사용한다. 통화연결음 사례는 WCDMA 시대 우리 통신업체들의 전략이 취할 방향을 보여준다. 유선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빨라진 네트워크를 활용, 앞선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핵심 과제다. 3G 전환 후 가입자당 매출을 올리는 기본적인 효과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도 바로 수출할 수 있다. 반면에 서비스 개발에서 뒤쳐진다면 외산 휴대폰과, 장비, 솔루션이 우리 시장에 물밀듯이 밀려올 것이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최근 KTF가 GSM협회에 제안해 2007년 최우선 과제로 선정된 ‘모바일 결제’ 프로젝트가 좋은 사례다. 후방업체들까지 동반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조영주 KTF 사장은 “전통적으로 통신사업은 외국자본으로부터 보호받는 내수 산업이었으나 기술 표준화를 계기로 국가별 통신장벽이 허물어졌다”며 “WCDMA 도입을 계기로 우리 IT 상품을 패키지화한다면 해외 수출도 한층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세계는 지금 WCDMA 축제 중

 지난 2월 중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GSM월드콩그레스2007에서 크레이그 GSM협회장은 전세계 기자들을 모아놓고 그 어느때보다 자신감에 찬 발언을 했다. 유선인터넷에서 브로드밴드로 필연적으로 이전하는 것처럼 3G로의 전환은 수순이며 WCDMA가 대세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2G 시장에서 15% 가량을 차지하는 CDMA 시장은 2010년에는 10% 이하로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의 말대로 지금 세계 이동통신 시장은 WCDMA가 대세를 굳혔다. WCDMA 가입자수는 지난해 말 기준 9600만명이다. 지난해 월 평균 400만명씩 증가하는 추세로 볼때 올 말이면 1억50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WCDMA의 전신인 GSM 가입자까지 합치면 비동기식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수는 벌써 22억명이 넘었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해마다 커져 2005년말 80.3%였던 GSM/WCDMA 비중은 1년새 83.3%로 증가했다. 2010년에는 90%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주도해온 CDMA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대세를 쫓아가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쳐진다. 그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 국내 이동통신 시장도 포화상태다. 이제 CDMA 서비스를 통해 거둬들일 수 있는 시장 파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물론 기술진화에서 4G 시대가 오면 CDMA와 WCDMA가 어떤 방식으로 공존할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하지만 너무 먼 미래를 보고 몇년의 비즈니스를 포기할 수는 없다.

세계 모바일 협회인 GSA에 따르면 이미 54개국, 96개 사업자가 HSDPA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142개 사업자가 추가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가운데 CDMA에서 GSM으로 전환한 사업자도 29개나 된다. 일단 WCDMA에 진입했다면 CDMA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게 GSA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KTF와 SK텔레콤이 HSDPA 전국망 서비스를 시작했다.

향후 5년간 WCDMA 가입자는 5억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단말기, 장비, 서비스 업체들이 모두 WCDMA 대열에 합류해 새 비즈니스를 모색하는 이유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인터뷰-­홍순호 알에프윈도우 사장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이 주요 승부처가 될 것입니다”

홍순호 알에프윈도우 사장은 회사가 앞으로 주력할 시장이 국내가 아닌 해외임을 분명히 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간섭신호제거(ICS) 중계기는 WCDMA, 와이브로 등 차세대 이동통신용 핵심 설비. 최근 전세계적으로 3세대(G) 이동통신 설비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ICS 중계기 수요도 급증했다.

홍 사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해외 매출 비중을 80% 이상”이라며 “일본 S사에 이어 N사, K사 등 주요 이동통신업체들과 이미 ICS 중계기 수출에 관한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알에프윈도우는 지난해 일본 S와 4000만달러 규모의 WCDMA용 ICS 중계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일본내 다른 WCDMA사업자는 물론 유럽·인도·대만·동남아·중국 등으로 수출 시장 확대를 추진중이다.

홍 사장은 “통신장비 분야에서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국내 시장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해외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짜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중계기와 같은 통신장비는 국내 통신사업자의 설비 투자 규모에 따라 해마다 시장 명암이 크게 엇갈려 왔기 때문이다.

홍순호 사장은 “ICS 중계기는 지난해 초기 도입기를 거쳐 이제 막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라며 “수년내에 전세계 시장의 20-30%대 점유율만 차지하면 조단위 매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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