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먹거리는 우리 힘으로 찾겠습니다.”
경남 지역 홈네트워크 관련 중소기업들이 공동 브랜드 개발 등 상호협력을 통한 홈네트워크 수요처 발굴에 나섰다. 경남스마트홈산업협회(KSIA : KyeongNam Smart Home Industry Association)의 52개 회원사들이 법·제도 연구와 정책개발 제안 등 대정부 활동보다도 독자적인 영업·마케팅에 더 신경을 쏟고 있다. 협회가 기술마케팅 등 5개 분과로 구성된 만큼 협회 차원에서 추진해야할 산업기반조성은 뒤로 미룬채 산업 활성화에 우선 발벗고 나선 것.
KSIA의 탄생 배경을 보면 그 이유가 분명해진다. KSIA의 전신은 경남 소재 52개 홈네트워크기업들의 비공식적인 모임체인 경남스마트홈진흥회. 이 모임체가 올 초 협회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동안 정보 및 기술 교류 차원에서 느슨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던 친목 형태의 모임체를 협회로 발전시킨만큼 이제 실질적으로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는 산업활성화에 공동보조를 맞추기로 한것으로 볼 수 있다.
참여 회원사 52개사도 모두 경남의 4대 전략산업의 하나인 지능형홈산업 육성에 발맞춰 지자체 및 정부 지원 아래 기술과 장비를 개발해 온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전천기 KSIA 회장(홈씨큐넷 대표)은 “회원사 대부분이 홈네트워크 관련 기술과 장비를 개발했거나 개발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이러한 개발 기술과 장비를 실제 적용할 곳이 필요한 만큼 상용화에 역점을 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남스마트홈산업협회의 결성 자체가 그동안 기업들이 축적해온 기술과 개발 장비의 수요처 발굴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KSIA 회원사들이 개발해온 장비는 홈게이트웨이, PLC용 커플러, 주차관제, 원격검침, 영상보안 등 하나같이 홈네트워크의 핵심 기기들이다. 하지만 홈네트워크 시장이 당초 기대와 달리 개화가 느리고 수요 측면에서 여전히 부진한 상황다. 오랜 노력 끝에 기술 개발에 이은 신상품을 선보였지만 정작 팔 곳을 찾지 못한 셈이다.
바로텍의 박점배 사장은 “홈네트워크 시스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보안 방화벽 기능을 담당하는 침입방지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수요처를 찾지 못해 애로를 겪고있다"며 "이런 마케팅 애로점을 해소시켜 줄 공동창구로서 협회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남스마트홈산업협회 소속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개발 장비는 관련업계의 유명 기업 못지않은 수준이다. ‘위치인지 기반 홈시큐리티 시스템’, ‘비상침입 상황 리포팅 시스템’ 등 홈네트워크 보안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바로텍의 경우 최근까지 10여 종 이상의 홈네트워크 관련 시스템을 독자 또는 공동 개발했고, 홈네트워크용 카메라는 수출선까지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또한 매트론은 전력선에 직접 연결하지 않고도 통신장비와 결합해 홈네트워크 및 인터넷이 가능한 PLC용 핵심부품을 자체 개발해 특허등록을 한 상태이다. 홈시큐넷은 네트워크 영상보안시스템으로 올해 내수와 수출 양쪽에서 실질적인 성과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이다.
문제는 개별 중소기업이 지닌 마케팅 능력의 한계다. “대규모 신규 아파트 단지의 홈네트워크 구축 물량도 수주할 수 있는 기술수준을 갖춘 상태"라는 게 회원사의 공통된 자신감이다.
협회가 첫 수주 확보 물량으로 꼽는 타깃은 경남 지역 건설사들이 건설하는 신규 아파트다. 이를 위해 협회는 ‘경남’ 마크를 붙인 자체 공동브랜드를 개발, 지역 건설사를 상대로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달 말에는 SK네트웍스, 서울통신기술 등과 제휴를 통해 협회의 기술과 장비를 대기업의 영업망, 그리고 유무선통신 기술과 접목시켜 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협회는 오는 5월 협회 사단법인화를 기점으로 경남도와 마산, 창원시 등 지자체에 ‘홈네트워크산업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등 이익단체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건설사 또는 일반 시민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차별화된 단품, 즉 홈시큐리티나 화재경보시스템 등 실수요가 있으면서도 수요자들이 선택해 사용이 가능한 홈네트워크 아이템을 집중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마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인터뷰-전천기 경남스마트홈산업협회장
“회원사를 대변해 실제 사업 수행에 나설 수 있는 공동마케팅 방안을 마련하고 동시에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다양한 사업 아이템 발굴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전천기 경남스마트홈산업협회장은 회원사의 공동 먹거리 발굴을 협회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홈네트워크가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시장 확대에 애로점이 많다”며 “무엇보다 시장 진입의 초기 단계에 필요한 서비스, 즉 단품 모델 개발과 이기종간 호환을 충족시키는 제품 개발 등 지역 중소기업만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모바일과 인터넷망을 이용한 보안시스템, 가스 사고나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 시스템, 농어촌 원예작물·축산·어장관리를 비롯한 공장 및 사회 활동 공간의 원격관리시스템 등을 예로 들며 “중소기업에 부합하는 차별화한 제품으로 색다른 가치 부여를 제공해 홈네트워크 생활의 중심으로 다가서면 지역 홈네트워크 시장도 조금씩 열릴 것”이라며 힘줘 말했다.
그는 또 “협회는 회원사의 권익보호와 공동이익 증대를 위한 마케팅은 물론 실질적인 기업간 교류 협력으로 최대의 경쟁력을 확보해 앞으로 경남 지능형홈 산업의 중심적 역할은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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