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외부통합단자 `20핀 규격` 나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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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24핀 방식의 충전케이블

휴대폰 배터리 충전과 이어폰 연결, 데이터 송수신을 하나의 단자에서 처리하는 20핀 통합표준단자 규격이 이달 최종 확정돼 이를 적용한 첫 휴대폰이 이르면 10월께 선보인다. 그러나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는 기존 24핀 충전케이블과 20핀 휴대폰을 연결하는 보조장치(젠더) 및 20핀 전용 충전기를 무상 제공하는 데에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표준 변화에 따른 소비자 혼란을 막고 조기 확산을 위해서 후속 대책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20핀 통합단자표준안, 이달 통과=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 등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업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1년 6개월여간 휴대폰 외부단자를 표준화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올 초 20핀 규격을 골자로 한 표준안을 완성하고 지난 2월에는 공청회를 거쳐 의견을 수렴했다. 이달 안으로 TTA 전체 표준 총회를 통해 확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표준안이 통과되면 그동안 슬림형 휴대폰에 대해 10핀·12핀·18핀 등 독자적인 규격을 적용해온 삼성전자·LG전자 등도 3분기부터 출하하는 휴대폰에는 이 표준 규격을 따를 계획이다. 또 TTA는 휴대폰 시험인증제도를 통해 시장에 표준을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20핀 통합단자표준안이 통과되면 △충전 △USB 2.0 △RS-232C △핸즈프리 △TV 아웃 등의 모든 기능을 하나의 단자로 처리할 수 있으며, 핀 배열을 상하 각 10핀으로 바꿔 길이(10.5㎜)와 두께(2.6㎜)도 줄일 수 있다. 또 충전 중에 핸즈프리로 통화하면서 동시에 데이터를 교환하는 등 2개 이상의 기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

 김영태 TTA 시험인증기획팀장은 “2002년부터 휴대폰 충전용 24핀 표준단자가 적용됐으나 지난 5년간 급속하게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 통합단자의 필요성이 업계로부터 제기돼 왔다”면서 “총회를 통과하면 이르면 10월께 새 표준을 적용한 첫 휴대폰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 “표준단자가 적용되면 휴대폰 주변기기 산업뿐만 아니라 MP3P·PMP·내비게이션 등의 표준화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연간 100억원 이상의 이익이 업계와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표준 변화에 따른 부담은 소비자 몫(?)=그러나 당분간 새로운 규격 적용에 따른 소비자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관계자들은 “20핀용 새 휴대폰이 출하되면 전용 충전기를 기본 제공할지, 기존 24핀 충전케이블과 20핀 휴대폰을 연결하는 젠더를 추가로 무상 제공할지를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최종 판단은 그때 봐서 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시장에 24핀용 충전기가 수천만대씩 보급돼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20핀용 충전기를 제작해 제공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논리다. 그렇다고 해서 20핀용 새 표준안을 만들어 놓고 24핀용 젠더를 무상 제공한다면 새 표준 확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반면에 소비자단체들은 결국 이 과정에서 표준 변화에 따른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 인터넷 휴대폰 사용자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34·회사원)는 “24핀 표준이 시장에 정착한지도 채 몇 년이 안 됐는데 또다시 20핀 표준을 만들어 관련 비용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려 한다”면서 “기존 충전기 및 케이블 등에 대한 보상 판매는 물론이고 수거 등 환경적 측면까지 고려한 후속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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