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프레임, 역전 드라마 쓸까.’
한국IBM의 사활을 건 메인프레임 마케팅이 다운사이징 일색인 업계 분위기를 반전시킬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IBM의 반격 시나리오는 올초 이휘성 한국IBM 사장의 첫 기자간담회에서 시작됐다.
이 사장은 “최근에만 메인프레임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전문 보고서를 5∼6개나 접했다”면서 유독 ‘다운사이징’ 분위기가 달아오른 국내 IT업계의 ‘메인프레임 재평가’를 화두로 던졌다.
이어 한국IBM은 각종 차세대 프로젝트 세미나의 주요 스폰서로 참여해 메인프레임의 장점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한국IBM은 최근 대학 등 외부 기관에 의뢰해 유닉스와 메인프레임의 총소유비용(TCO)을 비교한 조사 자료를 내놓는가 하면, 3년 이상의 TCO를 비교해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 메인프레임 고객도 발이 닳도록 찾고 있다.
그동안 한국IBM 내부에서조차 서버 기종별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내부 경쟁이 치열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여기에 세미나 때마다 “전 세계 25대 은행이 모두 메인프레임을 쓰는 데도 한국IBM 스스로 고객에게 장점을 전달하는 데 소홀했다”면서 철저하게 몸을 낮춘 ‘자기반성’ 전략도 등장했다. 실제 한국IBM은 올초 조직을 변경하면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부서별로 흩어져 있었던 메인프레임 인력을 한데 모아 전담팀도 만들었다.
분위기는 다소 살아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차세대 시스템을 유닉스로 다운사이징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가 플랫폼 선정을 원점으로 돌렸다. 또 메인프레임 세미나에 참가한 5∼6개 기업들이 별도의 프레젠테이션을 요청하는 경우도 잇따라 나타났다. 예년에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조경훈 IBM 메인프레임 총괄 전무는 “IT인프라 비용 구조에서 하드웨어의 비중은 65%에서 18%로 낮아졌는데, 메인프레임이 비싸다고 말하는 것은 단면만 본 것”이라면서 “각종 소프트웨어 및 인력 비용, 전력과 공간사용료 등 보이지 않는 비용을 내세워 메인프레임 시장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