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하철 일진디스플레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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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프로젝터 기술은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산업에 ‘성배’와 같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재미있는 일이 앞으로 많이 발생할테니 두고보세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 맏사위인 김하철 삼성SDI 상무를 불러들였다. 이제는 그만 외부에서 경험을 쌓기보다는 일진그룹을 위해 직접 힘을 보태달라는 요청이었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일진그룹의 승부사업을 담당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왔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최근 3년간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도 수십억에 그쳤다. 허 회장은 지난달 23일 맏사위를 일진디스플레이의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김하철 사장은 “일진디스플레이는 고온폴리(HTPS)라는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 생산시설 구축과 연구에 수년간 2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하고 결과를 못냈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낳았지만 올해부터는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진디스플레이가 지난해 4월 개발한 나노프로젝터는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나노프로젝터는 3개의 고온폴리 패널을 사용했던 기존 제품과 달리 단 하나의 고온폴리 패널만을 사용한다. 또 휴대폰에 장착될 정도로 소형사이즈로 만들 수 있다. 휴대폰에 저장된 동영상을 나노프로젝터를 이용해 20인치 크기로 볼 수 있다. 초기에는 휴대폰 악세사리로 공급될 예정이지만 곧 휴대폰에 기본으로 장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쇼에서 일진디스플레이의 나노프로젝터를 본 휴대폰 기업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며 “일진 뿐만 아니라 국내 휴대폰 업계에도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할 제품”이라고 밝혔다.

일진디스플레이는 렌즈업체, 광원업체, 그리고 휴대폰 업체와의 공동 개발로 연내 나노 프로젝터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나노프로젝터는 기존 기술과 통념을 허무는 제품”이라며 “일진디스플레이를 내년에 흑자로 전환시키고 오는 2010년에는 5300억원의 매출과 85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하철 사장은 일진디스플레이 사장이자 허 회장의 맏사위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그를 삼성SDI의 PDP 마케팅 전문가로 기억한다. 삼성SDI시절 마케팅 전문가로 깊이 각인돼었기 때문이다. 김순택 삼성SDI 사장은 최근에 그를 만나자 ‘당신이 나가서 PDP사업이 어려워졌다”고 농담할 정도였다.

김하철 사장에 관련된 일화 하나. 그는 지난 2003년 디스플레이분야 시장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와 시장 규모에 대해 언쟁했다. 그 당시 디스플레이서치는 2003년 시장 규모를 83만대, 2007년에 605만대로 보수적으로 예상했다. 반면 김 사장(당시 마케팅 담당 상무)은 2003년 시장 규모를 170만대, 2007년에는 1350만대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2003년 시장이 김 사장 예측대로 170여만대에 이르자 디스플레이서치에서는 그 이후부터 김 사장 말이라면 대부분 참조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사진=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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