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침지희(九鍼之戱)를 꿈꾸며 오늘도 단련한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사내대학 지하건물에 위치한 수지침 동호회실. 화요일 근무를 마친 동호 회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든다. 오늘의 과정은 눈 시력 개선을 위한 수지침 실습이다. 동호회원끼리 수지침을 놔주고 효과가 어떤지를 한창 토론한다.
삼성전기 수지침 동호회는 지난 99년 당시 건강에 관심이 많은 임직원들이 모여 설립됐으며 24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350여명이 교육을 받았다. 현재 회원 수는 대략 50여 명.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태 과장(품질혁신 그룹)은 “외부에서는 수지침은 간단한 교육을 받으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침을 놓기 위해서는 이론교육과 실습교육을 병행해 최소 4개월이 소요된다”며 “외부인에게 시술하기 위해서는 자격증까지 획득해야 하기 때문에 1년 이상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습은 우선 본인에게 침을 놓는 것으로 시작해 가족이나 동호회원끼리 침을 놓고 이후 외부 시술을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실제로 수지침을 놓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회원들은 실습 단계에서 탈락하기도 한다.
삼성전기 수지침 동호회원 가운데 수지침을 개인 취미 차원을 넘어 자신의 새로운 기량으로 삼아 고려수지침요법사 자격증을 취득한 동호회원만 현재 43명(작년 8명이 신규 취득)에 이른다.
수지침 동호회의 매력은 역시 외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수지침으로 효과를 봤다는 주위의 격려는 그 동안의 어려움을 한 번에 날려버리는 청량제로 작용한다. 수지침 동호회도 이를 십분 이용, 어르신들에게 더욱 따뜻한 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있다.
회원들은 2002년부터 삼성전기가 하계휴가 기간에 실시하는 농촌 봉사활동에 매년 빠지지 않고 참여해 의료기관이 부족한 농촌에 가서 수지침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8월 정기 하계휴가에도 8명의 수지침 동호회원들이 전라북도 순창군 월곡리에서 150여 명의 마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수지침, 뜸 등을 이용해 봉사활동을 펼쳤다.
김성태 회장은 “3박 4일 동안 그곳에 머무르면서 어르신들께 침도 놓고 뜸도 뜨고 이야기 상대도 하다 보니 정이 듬뿍 들었다”며 “막상 떠날 때가 되니까 어르신들이 손을 잡고 ‘언제 다시 오느냐’할 때는 가슴이 뭉클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행사외에도 효경의집, 경로수녀회 등 수원지역 복지시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수지침 시술을 해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체질에 따라서 수지침의 시술 효과가 다르고 이론도 깊이 공부할수록 더 어려움을 느낀다”며 “많은 수지침 동호회원들이 더 높은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 수지침 동호회는 침과 사랑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오늘도 단련 중이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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