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R&D 선행투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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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R&D 투자가 4년, 2년의 시차를 두고 민간기업의 R&D 및 실제 설비투자로 이어진다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분석결과는 국책 R&D사업의 중요성을 확인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 기업들의 투자부진, 새로운 동력 창출 부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R&D 선행투자와 정책 방향이 매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90년대 이후 R&D가 설비투자 견인=STEPI는 90년대 이전까지의 성장 단계에서는 주로 물적투자가 R&D를 견인했지만 90년 이후의 선진화 단계에서는 R&D 투자가 기업 설비투자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장기균형분석을 통해 정부 R&D가 6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민간 물적투자를 유발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국가 R&D를 통해 민간 부문의 R&D를 유도하고 다시 설비투자 확대로 연결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병우 STEPI 부연구위원은 “R&D 투자에 의해 견인되는 설비투자 증대를 위해서는 R&D 투자의 양적 확대와 함께 사회 전반의 혁신역량이 강화돼야 한다”며 “고용·내수 등과 밀접한 설비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R&D, 특히 가장 먼저 선행하는 정부의 R&D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신기술·신산업 발굴 중요=우리나라 GDP 대비 설비투자 비중은 지난 90년대 중반 15∼16% 수준에서 97년 외환위기 이후 10∼13%대로 낮아지고 있다. 이 같은 부진의 주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것이 불확실성이다. 기업이 새로운 성장돌파구를 적절히 포착하지 못한 데서 설비투자 부진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STEPI 측은 정부가 R&D 등에 개입해 기술기회(TO)를 확충하고 성장동력산업을 발굴함으로써 민간 설비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분야·업종별 세밀한 전략 필요=국책 R&D는 산업·부문별 특성을 고려하는 가운데 집중과 선택의 원칙을 통해 투입 효과가 큰 분야를 발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신산업일수록 정부와 민간 R&D, 설비투자 간 시차는 더욱 짧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STEPI 측에 따르면 제조업의 업종별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과 설비투자 증가율에는 차이가 크다. 지난 98년부터 2003년까지 전자부품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과 설비투자 증가율은 각각 4.12%, 21.11%인 데 비해 화학제품은 각각 1.05%, -0.62%를 기록한 게 단적인 예다.

 김주한 과기부 종합기획과장은 “산업 분야별, 산업의 성숙도 등에 따라 R&D와 설비투자 사이에 차이가 있고 업종별 특징 등도 고려해야 한다”며 “추가 검증과 후속 정책연구를 진행해 발전된 정책대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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