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시장 우리가 이끈다]기고-진화된 새 SW정책이 필요하다

◆유영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지난해 국내 SW산업은 생산액 기준 21조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또한 올해 SW생산규모는 패키지SW, IT서비스 등의 고른 성장세로 25조원 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낙관전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SW산업이 이만큼이나마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산업육성정책과 기업들의 피나는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80년대 중후반 국내 SW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관련법을 제정하고, 정부기관도 만들고, 기업체들이 협회를 만들었지만 우리나라의 SW산업정책이 본격화된 것은 90년대 후반 이후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SW산업이 외형과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기업, 기술, 인력 등 요소확대를 통한 산업기반 구축에 힘을 썼다. 그러다가 SW정책은 점차 산업기반 조성을 넘어 공정경쟁환경 조성과 전략 SW분야를 선정·지원하는 정책으로 발전됐다. 한편으로는 공개 및 임베디드 SW, 디지털 콘텐츠를 전략분야로 선정하여 집중육성을 추진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시장의 경쟁환경을 개선하고, 공공시장의 효율화를 통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공공구매제도, 대기업수주하한제 등 각종 법제도 개선사업을 수행했다. 물론 이러한 정책적 노력은 SW산업의 기반을 다지고,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SW산업이 글로벌경쟁력을 갖추고 지식기반경제를 선도할 핵심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직도 세계시장에 내세울 만한 SW기업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는 창업한지 10년이 넘었다는 대다수 SW기업들의 매출이 아직도 100억원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이제 겨우 교두보를 마련한 SW산업이 우리 경제의 미래를 짊어지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아직도 세계시장의 1%에 불과한 내수시장의 규모는 이를 상징적으로 웅변해준다. SW산업이 당당한 청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질적으로 더욱 진화된 SW정책이 필요하다. 이제 SW정책은 우리 기업들이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고,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질적 고도화를 달성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IT 융·복합화, 웹 2.0 등 새로이 등장하는 글로벌 시장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비즈니스와 시장의 창출을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공공부문의 적극적인 초기시장 창출을 통해 국내SW기업에게 사업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레퍼런스를 구축하고 성공경험을 쌓음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한 시장인프라의 핵심인 모험정신과 시장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SW벤처생태계를 활성화시켜 시장기능 강화에 부응할 수 있는 정책 설정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선도적으로 구축한 전자정부 시스템 등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이 때 IT서비스업체와 SW업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진출하는 선단형 SW수출모델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전자정부는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솔루션이 대거 접목된 만큼 국내 업체의 글로벌시장 진출 기회를 넓혀줄 것이다. 이처럼 IT서비스 업체와 SW기업들이 각각의 강점을 상호 신뢰기반 위에 결합해 시너지를 내야 글로벌 경쟁에서 동반성장의 열매를 얻을 수 있고, 글로벌 SW기업도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제 SW산업 육성정책은 2라운드에 돌입해야 한다. 그 열매를 따는 기업은 글로벌 전문SW기업이 될 것이다.

ymyou@softwar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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