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위원회 심결 현장을 가다…15년만에 언론에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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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관석과 피심인석 자리를 각각 두개씩 늘린 새 심판정에서 위원들이 ‘제139차 통신위원회 상정안건’에 대해 심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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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탕, 탕!’

26일 오후 2시, 듣는 이에 따라서는 천둥소리로 느껴질 유지담 통신위원회 위원장의 간결한 의사봉 두드리는 소리와 모습(심판정)이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이날 열린 제139차 통신위원회 심결현장 가운데 30여분쯤 걸린 보고안건 4개를 의결하는 과정을 전자신문이 단독으로 지켜본 것이다.

지난 92년 3월 통신위가 발족한 이래로 15년 만이다. 국민 생활 기본재인 통신서비스와 관련해 이용자 편익을 보호하는 최전방인 ‘통신위 심판정’의 문을 유지담 위원장이 흔쾌히 열어줬다.

무엇보다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대심(對審)구조에 맞게 ‘나란히’ 배치한 조사관석과 피심인석이다. 지난해 11월 30일 위촉된 대법관 출신 유지담 위원장의 뜻에 따라 조사관과 피심인이 나란히 앉아 의견을 진술하게 했다. 게다가 이번 제139차 심결부터는 조사관과 피심인석 자리를 각각 한 개에서 두 개씩으로 늘려 유리한 입장을 더욱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오남석 통신위원회 사무국장(심판정 간사)은 이날 유 위원장의 개의선언에 이어 “KT, 하나로텔레콤, LG파워콤, 온세통신, LG데이콤 등 5개사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 관련 이용자 이익을 저해하는 위반행위에 대해 즉시 중지토록 업무개선 명령을 내렸다”며 지난달 열렸던 제138차 심결을 통해 조치한 결과들을 보고했다. 5개사의 부당한 이용요금 차별 면제행위, 해지요청을 지연하는 행위 등을 조사·적발해 바로잡았던 것이다.

이렇듯 통신위원회는 국민 편익 지킴이로 섰다. 심결을 통한 과징금 조치뿐만 아니라 예방에도 힘쓴다. 예컨대 2005년 하반기부터 초고속인터넷서비스 경쟁이 가열돼 이용자 민원이 폭증하자 상시 감시(모니터링)체계를 가동하고 종합적인 민원처리시스템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 더 싸고 품질이 좋은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쉽고 거리낌없이 선택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법관,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유지담 위원장의 오랜 경험을 바탕에서 우러나는 공정한 심결에 대한 고민이 △심도있는 심의 △위원회 운영 예측성 보장 △피심인 방어권 강화 등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를 위해 위원회 전체회의를 원칙적으로 월 2회 열고, 사무국의 시정조치안에 대한 피심인 의견진술 준비기간을 5일에서 10일로 늘렸다. 증거자료 목록을 게시해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큰 변화다. 또 내용을 심의한 뒤 위원들이 합의를 할 때에는 피심인을 비롯한 모든 통신위 사무국 직원들을 퇴정토록 하는 등 심의와 합의 과정을 분리, 위원들의 심결 공정성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유지담 위원장은 “통신위 심결에 만족하지 않는 통신사업자들의 상고가 없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법조인으로서 다진 ‘사법(司法)의 공정에 관한 균형감각’과 ‘사건처리절차에 관한 풍부한 경험’을 엿보게 했다.

 한편 통신위는 이날 심결한 내용을 27일 공개할 예정이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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