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부가 22일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업무보고대회를 갖고 △전 주기적 인력양성 체계강화 △산업수요에 부응하는 공학교육 혁신 △국가 과학기술인력 지도 구축 등 8개 과제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 방침은 참여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과기계 인력양성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들 정책이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돼 우리 사회에 만연된 이공계 기피 현실을 해소하고 과학기술 부문의 창조적인 역량을 배가하는 데 공헌하기를 기대한다.
과기부가 이번에 제시한 과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과기계 인력을 양성하고 인력수급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특히 전주기적 인력양성 체계 강화는 과기계의 지상과제라고 할 만하다. 공학교육 혁신, 초·중등 과학교육 선진화, 과학문화 대중화, 과학기술인 능력향상 프로그램 등 제반 계획이 모두 전 주기적 인력양성체계 강화라는 대명제 안에 함축적으로 녹아들어가 있다. 과학기술계의 요구사항이나 기술의 흐름이 시대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생애 주기별로 차별화된 인력양성체계를 갖추는 것은 시간을 다투는 일이다.
정부는 그동안 전 주기적 인력양성 체계 강화를 위해 과학영재 발굴, 공학교육인증제, 이공계 공직 진출확대, 테크노닥터, 전문경력인사 초빙교육 등 생애 주기별로 다양한 실행계획을 마련해 추진해왔으며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올해도 R&D인력교육원 설립, 3만명에 이르는 산업인력 재교육, 석박사급 인력의 고용지원사업 등을 펼칠 계획이라고 하니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전 주기적 인력양성 체계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아직은 많다. 우선 각 생애 주기별로 인력양성 체계가 효과적으로 가동되고 있는지 항시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주기별 인재 양성 및 재교육 프로그램이 다음 단계로 효과적으로 이전되고 있는지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 각 주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고 단절된다면 전 주기적 인력양성체계는 허울만 좋은 정책으로 격하될 수밖에 없다. 영재 양성 프로그램이 대학진학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지는 않는지, 각 주기 주체들이 정부 정책과 실행 프로그램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꼭 필요한 과기계 인재가 불안정한 신분보장 문제로 중도 탈락하는 일은 없는지 등등을 세심히 살펴봐야한다.
정부 정책의 신뢰성을 높이는 일도 화급한 문제다. 정부가 다양한 과학기술계 인력양성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과학기술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정부 정책에 회의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정부가 생색내기용으로 과기계 인력양성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공계 인력이 자신의 전공 분야를 버리고 타 부문으로 이직하는지, 해외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인재가 고국에 돌아오기보다는 현지에 머무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과학기술인력이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 역량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과기계 인사의 정부 정책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랭하기만 하다. 좀 더 솔직하게 우리의 문제가 무엇인지 성찰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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