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이프-케이블TV, `MBS` 성격 놓고 격돌

　박스 케이블TV 업계와 스카이라이프가 위성과 홈네트워크(전력선·통신선로·공시청망)를 연계한 ‘멀티브로드캐스팅시스템(MBS)’의 성격을 놓고 격돌할 태세다. 케이블TV 업계는 MBS가 방송법에 규정된 위성방송사업자의 역무를 벗어난다고 본다. 그러나 스카이라이프는 MBS가 기존 통신과의 결합서비스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위성방송사업자 스카이라이프(대표 서동구 www.skylife.co.kr)는 MBS 사업 1단계로 내달까지 KT의 통신선로를 이용한 SD급 방송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까진 HD급 방송서비스를 개발하고 무선, 전력선 등으로 인터페이스를 확장한다. 망 사업자가 위성안테나로 방송신호를 받아 통신선로, 전력선 등으로 각 가정에 전송해 1단계 MBS를 상용화하면 KT 초고속인터넷가입자는 위성안테나 없이 셋톱박스만으로 위성방송을 볼 수 있다. 본지 3월 2일자 7면 참조

케이블TV 업계는 MBS가 스카이라이프의 역무를 넘어선다고 본다. 위성방송사업을 ‘인공위성의 무선설비를 소유 또는 임차하여 무선국을 관리·운영하며 이를 이용하여 방송을 행하는 사업’이라고 규정한 방송법 제2조 다항을 근거로 댔다.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현 방송법 하에서는 이런 식의 방송사업은 명백히 불법”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는 인터넷TV(IPTV)와 내용적으로 동일해 IPTV 관련 법안이 마련되면 MBS가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IPTV 시범사업에 참가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같이 스카이라이프가 통신사업자의 망을 통한 IPTV 콘텐츠 공급업체(콘텐츠 어그리게이터)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이 경우 스카이라이프의 이름으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스카이라이프는 MBS가 신규서비스가 아닌 기존 방송·통신의 결합서비스여서 관련 규정이 없는 현재 방송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004년부터 판매된 스카이라이프, KT 초고속인터넷 메가패스, 홈네트워크 서비스 ‘홈앤’의 결합상품인 ‘홈앤스카이’와 MBS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본다.

추후 방송통신 결합서비스에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그에 따른 규제를 받으면 되며 기존 방송법으로는 규제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또 스카이라이프는 “기간통신사업자, 시장지배적사업자와의 결합상품을 출시할 때 기존 정보통신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격할인 등에 대한 규제를 받으면 된다”며 “결합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MBS는 망 개방, 네트워크 진화 등의 추세에 따른 방송·통신사업자가 윈윈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라며 “근거도 미약한 역무논쟁이 불거지는 것은 케이블TV 업계와 수년 간 이어온 공시청이용설비(MATV) 논쟁을 반복하는 것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