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규제정책 로드맵]엇갈리는 사업자 반응

 ‘통신규제 정책 로드맵’에 대한 사업자들의 손익계산이 엇갈렸다.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은 환영을 표했다. 규제 완화 수준이 당초 예측했던 수준이라는 평가다. 반면 KT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조기 도입 등 시내전화 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요소들이 추가돼 표정이 밝지 않다. LG텔레콤은 규제완화 자체가 시기상조라며 반발했다. 전반적으로 사업자마다 희비가 엇갈리는 사안이 많아 저마다 득실 계산과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SK텔레콤은 역무개편·결합판매 모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후속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부 발표안이 규제 완화를 큰 축으로 한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며 “다만 역무제도 개편이나 결합 서비스 모두 소비자 편익이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후속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나로텔레콤도 환영했다. 하나로 관계자는 “시내전화 번호이동 시장이 개방되면서 KT의 독점적 점유율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KT의 이용요금을 신고제로 전환하면 약탈적 요금 형성 등 불공정행위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며 보완책을 요구했다.

 KT의 속내는 복잡하다. 지배적 사업자의 결합판매 도입 부분은 KT의 주장이 받아들여졌으나 시내전화 번호이동 확대 등은 매출에 악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로드맵의 방향은 컨버전스 등 시대적 흐름을 수용하고 소비자의 후생을 증진시키기 위한 조치로 이해한다”며 “이동전화 경쟁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내용이 다소 미흡했으며 유선시장 경쟁 확대 내용이 많아 컨버전스 서비스 활성화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즉 무선시장에 대한 경쟁 활성화 방안이 더 보완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LG텔레콤은 ‘선규제 완화, 후보완’을 내건 정부 로드맵이 지배적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개편 이후 이미 가입자들이 쏠린 뒤에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은 통신시장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지배력 전이가 우려되며 통신규제 정책의 완화는 시기상조”라며 “특히 정부의 로드맵에는 실질적인 안전장치가 없어 가입자 쏠림현상을 막지 못할 우려가 높다”고 강조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