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스포츠의 오랜 역사만큼이나 스포츠 용품도 첨단기술과 과학원리를 채택하며 꾸준한 진보를 일궈왔다.
‘더 높이, 더 멀리, 더 빠르게’ 이 명제를 향한 스포츠 선수의 땀과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나노기술이 팔을 걷어 붙였다.
나노기술은 스포츠용품의 재료를 더욱 가볍고 강하게, 그리고 질기게 만드는 성질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야구배트·골프채·스키·테니스라켓 등 다양한 스포츠 용품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독일 바이엘은 최근 일본에서 열린 나노 전시회에서 카본나노튜브를 이용한 아이스하키 스틱과 야구배트, 스키 등을 선보였다. 이미 이들 제품은 독일은 물론이고 핀란드 등 유럽지역 스포츠 국가대표팀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한 업체 역시 탄소나노튜브(CNT)를 적용한 골프채와 스키, 스노보드를 선보였다. 헤드와 샤프트로 이뤄진 골프채는 나무에 이어 티타늄 등 금속이 사용되다가 최근에는 합성수지에 탄소섬유를 결합하고 CNT를 분산시킨 나노복합소재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나노 골프채는 기존 금속소재보다 10배 이상의 강도를 가지며 비거리 또한 월등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골프공 역시 공 내부(코어) 소재를 수 나노미터 수준에서 처리해 임팩트(타격) 순간 내부 무게중심 변화를 최소화해 공의 방향이 휘는(슬라이스·후크) 현상을 줄이도록 개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수지(레진)에 CNT를 분산시켜 자주 부러지는 손잡이 부위의 강도를 기존 제품보다 10배 이상 높인 야구배트가 개발됐으며 독일 프라운호퍼 기술개발그룹(TEG)가 CNT를 이용해 개발, 출시한 9만개의 테니스라켓은 순식간에 테니스 매니아들의 손에 쥐어졌다.
세계적인 사이클 대회 투르드 프랑스(Tour de France)에는 CNT가 프레임에 적용된 사이클이 등장하기도 했다.
또 중국 여자 조정선수들은 지난 2005년 얇은 층의 나노막이 입혀진 경기정으로 사상 첫 월드컵 금메달을 손에 쥐기도 했다. 당시 선체표면은 무수한 나노입자로 고르게 평탄화돼 물의 저항력을 1∼1.5% 가량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나노기술과 스포츠의 만남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스포츠 기구는 물론이고 운동복으로도 응용 가능성이 높다. 물론 나노 신소재용품은 시대와 국가를 초월한 공정 경쟁, 과거 기록과의 연속성 등을 유지하려는 관련 스포츠 협회나 국제기구의 심의를 넘어야한다.
하지만 1000분의 1초까지 줄이며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맨의 땀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나노기술의 만남은 ‘스포츠=과학’이라는 등식을 충족하며 향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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