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몇 년 전부터 숱한 영화팬들의 위시리스트에 등록되어 있던 ‘베로니카의 이중 생활(이하 베로니카)’이 드디어 한국판 DVD로 출시됐다.
키에슬로프스키의 관심이 집약된 ‘베로니카’는 프랑스와 폴란드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외모의 두 여인 베로니카와 베로니끄가 겪는 운명적인 삶과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베로니카’는 꽤 난해한 영화이지만 이 영화의 시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뛰어난 영상미와 음악으로 영화에 몰입하게 한다.
프로듀서스
2005년에 만들어진 영화 ‘프로듀서스’. 멜 브룩스는 제작자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특유의 과장된 몸짓, 많은 대사의 연속으로 점철되는 슬랩스틱 개그 등의 색깔이 진하게 묻어있다. 뮤지컬 버전의 연출과 안무를 담당했던 수잔 스트로맨이 영화 버전의 감독을 맡았고 매튜 브로데릭, 나단 레인 등 오리지널 캐스팅 멤버가 그대로 영화에도 출연한다. 늘씬한 몸매와 멋진 춤으로 매력을 과시하는 우마 서먼과 유쾌한 코믹 캐릭터로 등장하는 윌 패럴 등 출연진들의 면모도 화려하다. 환상적인 무대 미술과 눈부신 의상, 조명 그리고 흥겨운 음악까지 보고 듣는 즐거움으로 충만한 뮤지컬 영화다.
타짜
영화 ‘타짜’는 ‘괴물’에 이어 전국 680만 관객을 동원하며 지난해 개봉 영화 중 흥행 2위에 오른 최동훈 감독의 두번째 연출작이다.
최동훈 감독은 ‘타짜’를 통해 헛되고 어긋난 욕망들이 부딪히며 더 큰 파멸을 만들곤 하는 우리 시대의 익숙한 그늘을 다루고자 했다. 동시에 그는 이러한 주제 의식을 다루면서도 최우선적으로 영화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는데에 중점을 기울였고, 결국 타짜는 완성도 높은 장르 영화의 틀 속에 오락성과 사회성을 적절히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고니와 평경장, 정마담, 아귀 등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이 내뱉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경쟁하듯 난입하는 영화 속의 화투판은 그 자체로 인생의 작은 축소판 같고, 예상치 못한 배신과 음모로 점철되는 뜻밖의 반전과 대립은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 덕택에 지난해 가장 재미있었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