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없는 서른 아홉. 갈 곳은 없다.’
한 IT기업에서 10년째 개발자로 근무 중인 A씨. 새해가 밝았지만 마음 편할 날이 없다. 부도 위기에 몰린 지금의 직장 대신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지만 오라는 곳도 없고 갈 곳도 마땅치 않았던 것. 업계 분위기도 좋지 않아 실업자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A씨는 “연구소가 구조조정 1순위라는 소문이 돌면서 동료들도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지난 10년 간 연구 이외 자기 계발을 하지 않은 게 후회된다”고 털어놨다.
IT개발인력의 ‘이직’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하지만 준비 없는 이직은 실직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뿐. 장기적인 계획에 따른 철저한 ‘몸값 관리’가 필요하다. 헤드헌팅 업체 커리어케어 진관숙 이사는 “IT인력의 경우 직업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직을 위해 평소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30대 후반은 터닝포인트=30대 후반이 정년 퇴직까지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터닝포인트이자 제2의 도약기를 맞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경력 10년차 개발자들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제품 개발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매니저(PM), IT컨설턴트 등 다른 업무를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잡코리아 이숙경 컨설팅사업본부 차장은 “젊은 개발인력을 선호하는 국내 기업 현실상 30대 후반 이후에 개발만을 전담하기는 어렵다”며 “진로에 따라 개발 이외의 능력을 키워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 “조직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30대 후반에 들어서서야 이직을 하려고 하면 늦는다. 이후의 진로를 빨리 결정해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미래를 보고 준비하라=이직을 위해선 직군에 따른 ‘각개격파’가 필수다. 만약 반도체 필드어플리케이션엔지니어(FAE)를 준비하고 있다면 개발 노하우와 영업력은 물론이고 영어소통 능력이 중요하다. 커리어케어 박진현 이사는 “IT인력들은 영어실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조금만 의사소통이 가능하면 외국계에서 각광받으며 대기업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컨설턴트나 기술 영업직을 원한다면 전문 지식과 함께 트렌드를 읽어내는 경영 마인드는 기본. 이 경우 ‘테크노MBA’와 같은 학위와 컨설턴트·감리 관련 자격증을 따두는 게 좋다. 또 IT서비스 업체일 경우 10년차 정도면 영업력이 필요하므로 프리젠테이션 능력과 함께 스피치 기술이 수준급 이상이어야 한다.
IT개발자들은 자기 표현 능력이 약한 만큼 이를 보안할 노력도 필요하다. 예컨대 이력서 작성법, 면접 스킬 등은 이직을 위해 틈틈이 연습해야 한다는 것. 박진현 이사는 “특히 개발자의 경우, 융통성 없는 사고로 면접 시 낮은 평가를 받는 경우 많다”면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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