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프라다, 어떻게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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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말 ‘봄 패션 페스티벌’이 열리는 밀라노는 예년과 다른 이색 패션상품이 선보인다. 패션에 IT를 결합한 새로운 상품이다. 1913년 설립돼 전 세계 3대 명품 브랜드로 성장한 프라다가 각 국에서 몰려든 유통상들에게 LG전자와 야심차게 개발한 ‘프라다폰’을 공개한다. 창립 100주년을 준비하기 위해 제2의 도약을 선언한 프라다가 혁신의 첫 결과물로 선보이게 되는 것이다.

프란체스코 롱가네지 카타니 프라다 홍보실장은 “월스트리트 저널 등 각 국의 주요 매체가 프라다의 새로운 혁신의 모습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프라다폰은 프라다의 전통과 명품의 이미지를 IT와 결합해 혁신적인 브랜드로 바꿔줄 것”이라고 말했다.

◇IT와 명품의 만남= 프라다폰은 이번주 말 밀라노 패션의 중심지인 빅토리아 에마뉘엘 2세의 아케이드에 자리잡은 프라다 직영 1호 매장에서 일반에 선보인다. 자코모 오비디 프라다 사업개발담당 부사장은 “프라다폰은 단순히 프라다의 브랜드를 LG에 빌려준 것이 아니다”면서 “프라다 디자이너들이 다년간 고민해 온 아이디어와 노하우가 녹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프라다폰의 터치스크린 메뉴 아이콘을 흑백 컬러로 바꿨다. 기본 장착 벨소리를 고른 것도 프라다 디자이너들이었다. 기술력은 LG가 제공했지만 명품과 혁신이 조화될 수 있는 이미지를 창조하기 위해 많은 인력이 투입됐다는 설명이다. 판매점과 유통망도 고르고 골랐다. 전 세계 300여개의 프라다 직영매장 중 혁신적인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는 20개 매장과, 각 국의 주요 백화점 등도 300여곳으로 한정했다. 가격 역시 하한선을 600유로(73만원)로 책정했다. 현재 구상 중인 프라다TV 역시 프라다 폰과 다르지 않다.

◇프라다와 LG, 결혼했다= 오비디 프라다 부사장은 “프라다폰은 IT와 디자인의 만남이 아니다”고 말했다. LG에 앞서 노키아 등 주요 IT업체는 모두 만났다는 그는 “다른 업체들은 단순히 브랜드를 빌려달라고 제안했으나 LG는 처음부터 새로운 것을 해보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혁신이 가능했고 서로의 산업을 이해할 수 있는 성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라다폰을 탄생시킨 주역인 마창민 LG전자 휴대폰 마케팅전략팀장 역시 “고객에게 어떤 감성과 체험을 줘야하는지를 프라다를 통해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프라다 측은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 가죽 케이스, 포장 박스 등을 직접 개발하는 열의를 보였다.

가격 책정과 유통망 선정에 상당한 이견을 보였던 양사는 ‘혁신적인 IT 명품’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기로 합의했다. 양사의 이 같은 방침을 이해한 각 국의 이통사들은 명품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동참하기로 했다.

오비디 부사장은 “프라다는 LG의 디자이너가 아니고, LG는 프라다의 개발업체가 아니다”면서 “결혼을 하면 좋은 점 외에 어려운 점도 함께 나누는 것처럼 앞으로의 과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마 상무는 “전통을 중시하되 혁신을 원하는 양사의 기업 문화와 전략 방향이 일치돼 새로운 혁신 제품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밀라노(이탈리아)=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사진]이탈리아 밀라노 패션의 중심지인 빅토리아 엠마누엘 2세의 아케이드에 자리잡은 프라다 직영 1호 매장 직원들이 시중에 판매할 프라다폰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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