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 업계에서 ‘틈새시장이 블루오션’이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비데·연수기·음식물처리기·빌트인 가전 등은 아직 국내에서는 보급률이 10%대 안팎에 머물고 있는 초기 시장이지만 생활가전 기업들이 너도나도 사업에 뛰어들면서 가격 인하·마케팅 비용 상승 등 경쟁이 가열될 조짐이다.
또 업소용 주방기기·소형 주방가전 등 가전 업계의 전통적인 틈새 시장 역시 최근들어 참여 기업이 대폭 늘어나면서 레드오션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불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기업들이 기존 주력 제품 외에 신규 매출원을 발굴하기 위한 것이나, 상대적으로 기존 품목과 연계해 시장 진출이 용이하거나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품목에 기업 참여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기업간 유통망 확보를 위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는 한편 B2B 제품의 경우 가격 인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비데 시장에는 최소한 30여개 업체가 난립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노비타 등 일부 기업이 시장의 60∼70%를 점유한 가운데 신생기업까지 가세해 경쟁 과열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공장소를 겨냥한 B2B 비데의 경우 렌털 비용이 월 1만원대의 초저가형 제품이 등장했는가 하면 일시불 10만원대 전략 상품도 출시됐다.
소비자 인식 부족 등으로 아직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연수기 역시 올해 웅진코웨이가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를 꾀하는 가운데 동양매직·린나이코리아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도어로크 전문기업인 아이레보도 최근 분사시킨 아이레보NS를 통해 내달 연수기 시장에 뛰어든다.
주방 가전을 취급해온 기업들도 하나같이 틈새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튀김기·대형 밥솥 등 업소용 주방기기 시장은 린나이코리아가 장악해왔으나 올해부터 동양매직·파세코 등 빌트인 기업이 신규 참여를 선언했다.
이같은 시장상황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활가전 기업들이 신규 사업을 고민한다고 해도 진출할 수 있는 연관 분야가 한계가 있어 레드오션화는 불가피하다”며 “초기 시장에는 대다수 기업이 난립하지만 공기청정기 등 일부 품목이 그랬듯이 결국 중소기업은 밀려나고 대기업과 전문기업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을 배재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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