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LPD)가 올해 슬림 브라운관 판매량을 배로 늘리기로 했다. 두 회사는 이를 위해 생산라인을 슬림 브라운관으로 전환하는 한편 기존 슬림 브라운관보다 두께를 5㎝ 이상 줄인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삼성SDI는 최근 경영전략회의를 갖고 올해 TV용 슬림 브라운관(모델명 빅슬림) 판매 목표를 작년 530만대보다 배가 많은 1050만대로 상향조정했다. LPD도 최근 수립한 사업계획에서 슬림 브라운관(모델명 슈퍼슬림) 판매 목표치를 작년 400만여대보다 150% 늘려 잡았다.
이동훈 삼성SDI 상무는 “그동안 한국과 일본 TV업체만 출시했던 슬림 브라운관 TV를 올해부터는 인도, 남미, 러시아 업체들도 출시하는 등 이머징 마켓으로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슬림 브라운관 생산공장을 3개에서 7개로 확대했으며, LPD는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3개 생산거점 모두에 슬림 브라운관 생산라인을 도입했다.
LPD 관계자는 “기존 브라운관 생산라인을 슬림 브라운관으로 전환하는데에는 소수 장비만 교체하면돼 시설투자 비용도 크지 않다”며 “시장은 줄고, 후발업체는 늘어 수익성이 날로 악화 되는 가운데 선두업체가 새수익원으로 떠오른 슬림 브라운관시장을 독식하면서 업체간 양극화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회사의 이같은 움직임은 슬림 브라운관이 일반 브라운관에 비해 이익률이 20% 높은데다 슬림 브라운관 TV 시장규모도 올해 150% 급신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브라운관 시장은 LCD와 PDP에 밀려 매년 10% 이상 급감하고 있지만 슬림 브라운관만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현재 슬림 브라운관 기술은 삼성SDI와 LPD만이 보유하고 있으며 두회사가 세계 브라운관시장의 63%를 점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 디스플레이뱅크 등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올해 세계 브라운관 TV 시장은 1조2800만대로 작년보다 무려 2600만대나 줄어드는 반면 슬림 브라운관 TV는 올해 2500만대로 작년보다 1500만대나 늘어날 전망이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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