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사용자제작콘텐츠(UCC) 동영상 포털 회원 김모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 주의 스타 UCC로 뽑혀 문화 상품권을 받았다는 기쁨도 잠시 다른 동영상 사이트 메인에 자신의 UCC 동영상이 ‘떡’ 하니 소개됐기 때문이다.
스크랩(퍼가기)를 허용한 영상이지만 문제가 된 것은 퍼가기를 통해 자신의 UCC라는 것을 표시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동영상 파일 자체를 내려받아 출처도 밝히지 않은 채 다시 올렸다. 김씨는 남의 UCC를 자신이 만든 것인 양 소개한 게 기가 막혔지만 항의를 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손쓸 방법이 없었다.
UCC 열풍이 전국민을 강타한 가운데 UCC 동영상을 불법적으로 퍼가는(불펌) 사례가 속출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불법 공유 UCC는 본래 만든 사용자의 의도와 내용이 변질된 채 원작자의 허락없이 유통된다. 웹2.0과 UCC 열풍 속에서 각종 콘텐츠들이 범람하는 가운데 출처도 분명하지 않은 UCC 동영상이 버젓이 유통돼 참여와 공유라는 참된 의미를 무색케 했다.
특히 출처가 불분명한 UCC 동영상이 각 동영상 포털 사이트를 떠돌면서 동영상 업계의 브랜드 차별성도 없어졌다. 장기적으로 동영상 업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UCC 업계의 한 관계자는 “UCC 콘텐츠의 절대량은 늘어나지만 똑같은 콘텐츠를 유통한다는 점에서 ‘불펌’ 문제가 제기됐다”며 “양질의 UCC 저작권을 보호할 만한 분명한 정책과 기준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UCC 업계는 동시에 UCC 불펌을 막을 수 있는 동영상 플랫폼 상 보호 기능도 준비중이다.
엠엔캐스트(www.mncast.com)를 운영하는 다모임(대표 이규웅)은 동영상 원본을 엠엔캐스트 사이트에 업로드시 사용자가 꾸민 워터마크를 적용하는 기능을 통해 UCC 불법 복제를 방지하고 저작권자를 명시할 예정이다. 또 본인 창작물과 2차 편집물을 사전에 명확히 구분하는 방법과 사용자들의 UCC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판도라TV(대표 김경익)는 동영상 퍼가기 기능을 공개하면서 동영상을 퍼갈 경우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했다. UCC를 업로드한 사용자에게 자신의 UCC가 어떤 사이트로 유통됐는지 알 수 있도록 했다.
박주영 다모임 엠엔캐스트 부장은 “UCC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동영상 전문업체 공동의 대책 마련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유현오 사장 다보스포럼서 "저작권 새미디어 패러다임에 맞게 바꿔야"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은 단방향 미디어 환경에서 만들어진 저작권법을 UCC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 사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UCC의 산업적 쟁점과 비즈니스 협력(Business Collaboraion)’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새 미디어 패러다임에 걸맞는 저작권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사장은 “UCC는 기존에 특정 그룹이 정보를 생산하고 단방향으로 배포하던 시스템에서 만들어진 엄격한 저작권법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며 “이용자가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저작 권한과 책임에 대한 보호와 의무를 동시에 충족시킬 다이나믹한 저작권 구조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용자가 정보를 생산, 가공, 유통시키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함에 따라 유저간 네트워킹을 통해 발현하는 미디어 파워는 이미 새 미디어 시장의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유저에 의한 정보 생산과 유통 네트워크를 새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해야 하는 과제와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융합 관계를 선순환 유통구조로 전환시킬 것을 강조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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