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은 결국 하이닉스반도체의 이천공장 증설에 ‘불가’ 결정을 내렸다. 하이닉스가 공장증설 입지로 제시한 이천 지역은 상수원보호구역이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4일 수도권 규제 문제와 관련, “수도권 문제는 예외적인 것 외에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과 다르지 않은 결과다.
개발·투자·일자리 같은 투자의 당위성 문제가 수도권의 음용수 및 삶의 질 간 선택의 문제에서 수도권 2300만 식수원인 팔당호의 수질 보전 쪽을 택했다.
이 대목에서 관계부처 TF에 질문하고 싶은 점이 있다. 그동안 하이닉스 측은 증설하려는 것이 구리공정을 사용하는 공장이지만 여기서 배출되는 물은 식수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13일 하이닉스가 정부에 공식 투자계획을 제출했을 당시부터 24일 당정협의가 열릴 때까지 하이닉스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수(?)의 검증도 포함했는지 여부다. 현행 환경법령상 수질보전특별대책권역에 구리배출시설의 입지가 제한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인체에, 자연에 무해한 물이 나오는데도 불허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궁금하다.
어쨌거나 정부는 수도권 상수원보호구역에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이 결정이 쉽게 번복될 것 같지도 않다. 정부는 상수원 주변지역 입지규제와 관련해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상수원 주변지역의 공장입지의 규제방식 개편작업에 착수한다고 했지만 정작 실마리가 될 환경법령 개정은 현재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제 남은 것은 하이닉스의 깊은 고민이다. 공장 증설을 청주에 하건 충청도의 다른 지역에 하건, 경상도에 하건, 중국에 하건 하이닉스의 판단이고 몫이다.
정부와 여당은 당정협의에서 현행 상수원 보호 관련 법령상 이천공장 증설은 불가능하게 됐지만 기업활동 지원 차원에서 상수원 보호에 대한 규제체제 재정비 방안을 최대한 조속히 마련(그러나 당정협의 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는 산업계와 상수원 상·하류 지역 등 광범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로 시간은 아주 많이 걸릴 것이라고도 설명했다)해 나가기로 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정부의 국가 균형발전 논리에 산업계의 논리가 묻힌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주문정기자·정책팀@전자신문, mj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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