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통 분야 국제 표준화 역량 높여야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국제 표준화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5∼10년 후에 다가올 미래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하려는 장기 포석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다.

 최근 이동통신 분야 표준화 주도권은 종전의 단말기 및 칩세트 업체 중심에서 이동통신사업자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는 분야별로 2∼3개의 표준이 경합했으나 요즘은 4∼5개 이상의 복수 표준이 경합하면서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점차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게다가 이동통신사업자 간에 내수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국제 표준화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이 3GPP2·OMT·OMA·GSM협회 등 다양한 국제 표준화 기구에 의욕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앞으로 국내 이통사들과 단말기 및 솔루션 업체들의 해외 진출에 청신호로 작용할 것이다.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의 국제 표준화 활동은 앞으로 더욱 권장하고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이동통신 분야 국제표준화 역량은 아직 미흡하다. 특히 이동통신 분야 표준화 전문인력이 태부족이다. 표준화 선진국은 특정 분야 전문가가 한 분야에서 길게는 10∼20년간 활동하면서 국제적으로 인맥을 넓히고 외교적인 역량도 강화하고 있지만 우리는 전문가가 부족한데다 경험도 일천해 국제무대에서 외교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사업자들은 장기적으로 표준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정부 역시 표준화 지원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물론 이동통신 분야 표준화 기구는 대부분 사업자 간 협의체 또는 연합체 성격을 띠고 있어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제 표준화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국책과제나 연구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국내 업체들의 과제 수행을 보장해준다면 지금보다도 국제 표준화 활동이 훨씬 활발해질 것이다.

 국제 표준화 기구 활동의 외연을 넓히는 일도 시급하다. SK텔레콤이나 KTF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인터넷 표준화 기구인 W3C나 유럽 중심 이동통신표준단체인 GSM협회 등으로 활동의 폭을 넓히는 것은 그런 측면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특정 국제 표준화 기구를 고집하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국제기구에 폭넓게 참여하는 게 정보 습득과 유무선 융합 서비스 추세에 더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근간이 된다.

 국제 표준화 무대에서 우군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선 국내 사업자 간 공조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것이 해외 사업자와의 제휴·연대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동통신사업자와 단말기·솔루션 제조업체 간에 공조 분위기가 조성돼야만 국제 표준화 기구에서 발언권을 높이고 외교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그래야만 국내 업체들의 입지가 한층 강화되고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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