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에 걸맞은 IT교육센터 만들 터”
이현숙 APCICT 초대 소장
“센터는 대한민국만을 위한 조직이 아닙니다. 또 단순한 IT인력개발 업무를 목표로 해서도 안됩니다. 센터는 민간기업이나 개별 국가, 다른 국제기구 등 아시아 지역의 IT교육센터의 명실상부한 허브로써 위상을 찾아가야 합니다.”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 산하 ‘아·태정보통신교육훈련센터(APCICT)’ 초대 소장인 이현숙 디렉터(48)의 취임 일성이다. 비슷한 커리큘럼의 IT교육과정이라면 UN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이미 넘쳐나는 실정이다. UN 산하 교육기관의 역할은 기존 질서와는 뭔가 다르다는 의미다.
센터가 국내 최초의 UN 산하기관이라는 거창한 의미를 부여받고 출발한 지 7개여월. 부임 3개여월을 맞는 이 소장에게는 그만큼 갈 길이 바쁘다.
이 소장 부임 후 센터는 훈련, 자문역할, 연구기능 등 세 가지 임무를 설정, 살을 채워나가고 있다. 훈련의 경우 일반인 대상의 교육이 아닌 정책입안자를 대상으로 IT 인적 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자각심이 들도록 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오는 3월 초 인천시와 공동으로 아시아 60여 개국 교육 담당 고위공무원을 초청하는 e거버먼트에 대한 국제교육행사가 센터 개원 후 첫 번째 공식 행사다. 이런 교육행사 외에 현지 각국에 맞는 교육커리큘럼을 발굴하고, 이에 따른 우리나라의 콘텐츠를 재가공해 제공하는 것, 나아가 회원국이 각국의 상황을 공유해 아태지역 내 국가가 교육 관련 협력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개별 국가가 아닌 UN 차원의 이런 인식과 접근은 철저히 이 소장의 경험에서 비롯한 결과다. 이 소장은 4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소녀같은 웃음을 짓는다. 또, 30년 가까운 해외생활에도 우리말에는 대구 사투리가 그대로 배어 있다. 그러나 이 소장은 UN 아프리카 본부에서 처음 추진한 ‘인트라넷 구축 프로젝트’를 맡아 수행한 대단한 경험자다. ‘왜 당신이 이 조직의 디렉터가 돼야한다고 보느냐’는 면접관의 질문에 “개발도상국이나 경제후진국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이 갖는 의미를 정확히 이해해야하고, UN 조직의 업무 프로세스를 인지해야한다”고 답한 것 역시, UN의 위상과 역할을 체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아프리카에서도 해냈는데 ‘고향’이 어렵겠느냐는 말이 오히려 더 부담스럽다는 이 소장. 센터 유치가 녹록지 않았다는 점을 잘 안다는 이 소장은 “5년 후에 제대로 된 대한민국 최초의 UN 기구로서 제 역할을 다 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일조하고 싶다”며 “정부와 지자체도 책임 있는 지원과 관심을 계속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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